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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4천억대 '흑전'에도 올해가 고비인 까닭

  • 2023.04.04(화) 07:20

[워치전망대]지난해 영업익 4241억
팬데믹 효과 '톡톡'…문제는 엔데믹 
'탈(脫) 배달앱' 나서며 성장동력 모색 

그래픽=비즈워치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역대 최대 매출에 영업익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팬데믹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가 단건배달 프로모션 종료로 수익성까지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엔데믹으로 배달 주문이 줄고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배민은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어떻게 '흑전' 했나

4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증가했고 757억원이던 영업손실은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과 영엽이익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효과로 배달 시장이 팽창한 영향이다. 재택근무 등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하고, 배민 입점 식당 수가 늘면서 매출이 크게 뛰었다. 

우아한형제들 연간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2019년 말 13만6000여 곳이었던 배달의민족 입점 식당 수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지난해 말 30만여 곳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입점 식당의 증가는 배민의 주력 수익 상품인 울트라콜 광고 수입의 증가로 이어졌다. 주문 수와 결제액도 동반 상승했다. 주문 건수도 지난해 11억1000만 건으로 3년 전(4억 건)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프로모션 요금 폐지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배민은 지난해 5월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에 대한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중개수수료 1000원을 정액제로 받던 방식에서 음식값의 6.8%를 수수료로 받는 정률제로 바꿨다. 그런데도 배민1 주문 수요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또 다른 출혈 요인으로 꼽히던 할인 쿠폰 발행을 줄인 것도 주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배민은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 이상 팬데믹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어서다. 배달 시장이 줄어들면서 올해도 호실적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실제로 엔데믹으로 소비자의 배달앱 이용률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1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배달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229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고물가 상황도 문제다. 높은 배달비에 '탈(脫) 배달'에 나서는 소비자가 많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배달의민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53만 명에 그쳤다. 전년 동월(2070만 명) 대비 5.7% 줄었다. 계절적 영향도 먹구름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배달 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달 수요보다 외식 수요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시장 경쟁 상황이 진정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업계 2위, 3위인 요기요, 쿠팡이츠가 아직 건재하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자체 운영 배달앱, 낮은 중개수수료를 내세운 공공배달앱, 은행 배달앱(땡겨요) 등도 있다. 네이버 등 IT플랫폼들도 배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배달 시장의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 플레이어들과 계속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변신' 나선다

배민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먼저 배달비 부담을 줄여 소비자와 식당 업주의 이탈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배민은 지난 20일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 목록에 '알뜰배달' 항목을 추가했다. 배민1과 마찬가지로 배민이 배달을 책임지면서도 동선에 따라 묶음배달을 하는 서비스다. 중개 이용료는 동일하지만 배달비로 2500~3300원만 부담하면 되는 형태다.

커머스 사업 확장도 꾀한다. 음식 배달로는 더이상 고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배민은 B마트에 힘을 주고 있다. 이는 30분 내 휴지 생수 등 주요 생필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배민은 외부업체가 배민앱에 입점에 상품을 판매하는 배민스토어 취급 품목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물론 아직까진 불확실성이 더 크다. 커머스 시장은 음식 배달 시장보다 더 치열하다. 기존 유통기업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와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B마트와 배민스토어의 취급 품목은 대체적으로 마진이 적은 상품들이다. 투자 효율이 높지 않을 수 있다. 배민의 배달비 부담 완화 노력이 시장의 눈높이를 만족시킬지도 미지수다. 여전히 배민에 대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배달 시장 뿐 아니라 배민이 신사업으로 점찍은 커머스 시장도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민의 수익성이 앞으로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변화한 시장 상황에서 배민이 올해 어떤 전략을 취할지가 관건"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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