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굴욕적 맥주 비즈니스 할 수 없다"

  • 2023.05.16(화) 12:01

'켈리' 출시 한 달 하이트진로 간담회
"맥주 점유율 50% 넘어, 업계 1위 목표"

"맥주 시장점유율 50%를 넘어 업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다. 시장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밝힌 각오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맥주다. 그는 "경쟁사(오비맥주) 브랜드가 맥주 시장을 30년 넘게 (1위를)하고 있는데, 반드시 그 시장을 가져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켈리와 테라의 '캐니벌라이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제품 판매를 잠식하는 현상)' 우려를 묻는 질문엔 "만약 켈리가 캐니벌라이제이션이 있고 실패하면 어쩔거냐고 묻는다면, 또 다른 도전을 할 것"이라며 "굴욕적인 맥주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의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래는 간추린 일문일답.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켈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이익보다 소비자가 먼저다"

- 켈리 공급 계획은

▲ 2019년 출시된 테라 보다 시장 안착 속도보다 빠르다. 올해 켈리는 출시 이후 이달 12일까지 111만 케이스를 팔았다. 켈리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확신을 할 수 있다. 전체 켈리 판매량만 보면 현재 가정용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진열되고 있는 곳은 편의점과 대형 할인매장 쪽이다.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 (지난달)출시 간담회 때 이익보다 점유율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현재 영업이익이 부진한 상황인데 전략적 변화는 없나?(하이트진로의 연결기준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603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33.4% 줄었다)

▲시장 없이는 영업이익 보존은 안된다. 무엇이 먼저냐고 따진다면 (영업이익 보다)시장과 소비자가 먼저다. 시장과 소비자가 있어야 영업이익이 있다. 흑자가 나든 적자가 나든 소용없다. 적자라고 해도 시장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소비자와 함께 트렌드에 맞춰가는 기업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

- 테라가 지금 시장에서 30% 후반대에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어떤가.

▲아직도 경쟁사 브랜드가 30년 넘게 (1위를)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못한거냐, 그들이 좋은 것이냐. 반드시 그 시장을 가져와야만 한다. 켈리가 만약 캐니벌라이제이션이 있고 실패하면 어쩔거냐고 묻는다면, 계속해서 나머지 있는 시장을 가져오기 위해서 또 다른 도전을 할 것이다. 굴욕적인 맥주 비즈니스를 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나머지 시장을 가져와야 한다. 맥주 점유율 50% 맥주에서도 1등이 돼야 한다는게 목표다. 끝까지 될 때까지 그 시장을 가지고 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듀얼 마케팅 전략 이어가겠다"

- 우리나라에서 덴마크 맥아는 낯설다.

▲칼스버그 코리아를 네 차례 방문했다. 100년이 넘은 회사가 유럽과 글로벌시장에서 그정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품질이나 원료, 기술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호주, 미국, 중국 등 모든 나라의 농작물이 우수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는 부드러운 맛과 청량감을 구현한 덴마크 맥아가 가장 우수하다고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판단했다.

- 켈리 특유의 진한 향기가 호불호를 가른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는 라거 맥주의 본연의 맛을 찾기 위해 노력 했고, 시장의 니즈와 트렌드를 연구하고 제품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맥주 본질의 맛을 찾기 위해 연구소 R&D 파트, 마케팅, 소비자 조사단계 등이 2년간 이루어졌다. 켈리 특유 향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부드럽고 청량한 맥주 본연의 맛을 칭찬하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켈리와 테라) 듀얼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이어가겠다. 참이슬과 진로이즈백도 듀얼브랜드 마케팅이 통했다. 이런 브랜드들은 전혀 캐니벌라이제이션 현상 없이 시장에서 각각의 브랜드로서 역할을 하고 성장하고 있다. 진로이즈백을 출시하기 전에 참이슬 판매량은 2800만 개였고 작년에 7700만 개로 마감했다. 진로이즈백도 최근 3년동안 평균 1440만 개를 팔았다.

"켈리는 국내 시장에 집중"

- 한국 술은 해외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원인과 함께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말해달라

▲맥주는 글로벌 진입장벽이 상당이 높다. 처음 수출 사업은 교민 위주로 진행했다. 앞으로 현지 위주로 맥주 수출사업을 더 늘리기 위해서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켈리는 국내시장에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소주는 대한민국의 대표 주종이다.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에 가면 위스키가 있고, 일본에 가면 사케가 있는 것처럼 소주도 한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주종이다. 작년 회사 수출 실적보면 2030억원정도 수출했는데 그중에 85%가 소주였다.

프리미엄 상품 출시 계획은 없나?

▲국내 맥주시장은 프리미엄이란 개념이 약하다. 맥주는 라거, 에일, 밀 등 카테고리가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나 국내 상황으로 보나 라거 맥주에 대한 비중이 90% 이상이 된다. 나머지 카테고리는 수제맥주와 수입맥주가 플레이하고 있다. 이걸 프리미엄 맥주라고 본다면 시장 사이즈가 너무 작다. 다만 소비자가 원하고, 미래의 볼륨이 커진다면 언제든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는 돼 있다.

- 코로나19 이후 주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코로나 3년 동안 맥주나 소주 시장이 10년 전 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2020년, 2021년도에도 수요는 완전히 쪼그라들지 않았다. 2019년도 소주 판매량이 6800만 개였는데, 2022년도는 7700만 개였다. 시장 사이즈는 오히려 커졌다. 코로나 시기 유흥업소 수요가 줄은 대신 가정용 판매가 늘었다. 맥주는 생맥주 판매가 줄었지만 캔맥주는 월등하게 높아졌다.

우리 경쟁사는 다른 주류회사가 아니다. 주류산업의 경쟁자는 OTT 회사, 스포츠, 여행 회사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주류 음용 대신,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고, 독서를 하고, 음악을 듣고, 스포츠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음주문화를 즐기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주류산업의 역할이다.

"소주 가격인상 요인 없다면 거짓말"

- 창립 100주년을 맞아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경영환경이 너무 달라졌다. 회의를 할 때, 코로나 이전 데이터는 보지도 말라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 모든 데이터들은 이후 전략과 정책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앞으로 10년은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 이전의 소비자와 이후 소비자는 라이프 사이클링만 봐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모든 부분에서 기업들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업들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할 수밖에 없다. 제품의 수명들이 더 짧아진 것이다. 과거 신제품을 내면 도입기, 성장기, 쇠퇴기를 맞이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제품 수명이 더 짧아졌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가지고 있던 성공전략과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소주가격 인상 계획은 없나?

▲가격 인상 요인들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유틸리티 비용 등 고정비가 오르고 있지만 당분간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 지난달 18일 주정 가격이 9.8% 인상한 점은 차분히 검토 중에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