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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1조 수혈]③묘수냐 꼼수냐

  • 2023.06.23(금) 08:08

CJ, 최소 현금으로 CGV 자본 1조 보강
'지분만큼 증자에 현금 안 쓴다' 지적도
CGV 부채비율, 912%서 200%대로 안정화

CJ가 CJ CGV 57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현금 600억원만 투입하는 이유는 빠듯한 현금 상황 탓으로 분석된다. CJ는 현금 투입은 최소화하는 대신 또 다른 비상장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CJ CGV 지분을 유지하는 방법을 짜냈다. 최소한의 현금으로 CJ CGV 자본 보강안을 짠 CJ 입장에선 '묘수'이지만, 대규모 증자에 참여하고 주가가 급락한 CJ CGV 소액주주 입장에선 '꼼수'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 3월 CJ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9143억원이 넘는다. 현금을 포함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4조9568억원에 이른다. CJ의 현금이 넉넉한 것처럼 보이지만, 계열사를 제외하고 CJ만 따로 떼어내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 3월 별도기준 CJ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0억원에 머문다. 유동자산은 1358억원에 불과하다.

CJ는 CJ CGV 지분 48.5%를 갖고 있는데, 이 지분율대로라면 이번 증자에서 2765억원의 물량을 배정받게 된다. 하지만 CJ는 신주 대부분을 받지 않겠다고 미리 선을 그었다. CJ가 포기한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풀리게 된다.

CJ는 CJ CGV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증자와 별로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CJ가 지분 100%를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를 향후 진행될 CJ CGV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현재 회계법인의 CJ올리브네트웍스 평가액은 4500억원이다.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산(순자산) 4503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주주로부터 현금 5700억원과 CJ로부터 4500억원 짜리 회사 등 총 1조원 가량을 수혈받게 되는 CJ CGV는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기준 CJ CGV의 연결기준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100)은 912%에 이른다. 적정선(200%)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채(3조2526억원)가 자본(3566억원)의 9배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번에 1조원의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은 240%대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된다.

CJ가 1조원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CJ CGV의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 3월 기준 CJ CGV의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은 9513억원에 이른다. CJ CGV가 2021년 3000억원, 2022년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 등이다. 이 CB의 경우 만기가 30년으로 길고 현재는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갚아야될 빚으로 돌변하게 된다.

1조원을 수혈받는 CJ CGV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의 정상화와 미래 투자다. 이 회사는 앞으로 4DX·스크린X 등 기술관을 확장하고 미래공간사업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57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대금 중 시설자금에 쓰이는 돈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3800억원은 빚을 갚는데, 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 사실상 주주의 돈으로 빚을 갚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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