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매각하는 중국 자회사 쓰촨 지상쥐 푸드(SICHUAN JIXIANGJU FOOD, 이하 지상쥐)는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평가된다. 투자 12년 만에 회사 규모를 5배 넘게 키우면서 투자원금의 8배의 수익을 남기게 됐다. CJ제일제당은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쓴다는 계획이다.
투자 11년 만에 5배 키웠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지상쥐 지분 전량(60%)을 약 3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상쥐는 CJ제일제당이 2011년 인수한 중국 식품기업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지상쥐 지분 49%를 237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중국의 지상쥐그룹이 보유하는 합작회사 형태였다.
2016년 CJ제일제당은 지분 11%를 142억원에 추가로 인수해 총 지분 60%를 확보했다. 지상쥐가 두 회사의 합작사에서 CJ제일제당이 경영권을 쥔 종속기업으로 된 것이다.
지상쥐 주력 제품은 일명 짜사이로 불리는 중국식 반찬류인 자차이와 중국식 장류로, 꾸준히 성장했다. 지상쥐의 매출은 2011년 369억원에서 지난해 2091억원으로, 11년만에 5.6배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011년 48억원에서 지난해 261억원으로 5.4배 늘었다. 작년 당기순이익률이 12%가 넘는 알짜 해외 자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올해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지상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46억원과 81억원으로, 당기순이익률이 14.8%를 넘었다.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지난 3월 기준 지상쥐의 부채와 자본은 각각 294억원, 151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9%에 머물고 있다. 적정선(200%)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선택과 집중
CJ제일제당은 중국 식품 사업을 만두 등 비비고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이번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용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그간 CJ제일제당이 펼쳐온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2019년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회사인 슈완스 컴퍼니 (Schwan's Company) 지분 70%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고, 지분 중 19%를 재무적 투자자에 4000억원에 되팔았다. 2021년엔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 지분 43.99%를 983억원에, 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 생산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5.82%를 263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미국 식품사업과 바이오를 키우는 동시에 2020년 서울 가양동 토지 8500억원, 2021년 중국물류기업(CJ ROKIN LOGISTICS AND SUPPLY CHAIN CO.LTD.) 7338억원 등을 매각하며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
작년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부채비율은 160%로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2021년 말 149%와 비교하면 부채비율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그룹 상황을 보면 현금 여력이 좋지 않다. 지주사인 CJ는 빠듯한 주머니 사정 탓에 CJ CGV의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현금 600억원만을 투입하고,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출자해 CJ CGV에 대한 지배력을 간신히 유지하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