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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는 줄고 '에이블리'는 늘고…'C-커머스'가 변수

  • 2024.04.05(금) 14:59

MZ세대 패션플랫폼…사용자수 증감 엇갈려
수수료·판매자 대상 서비스 등 차이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전략 중요성↑

/ 그래픽=비즈워치

일명 'MZ세대 패션플랫폼'으로 불리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의 이용자 수 증감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판매자 규모를 키워 이용고객에게 얼마나 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느냐가 이용자 수 증감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 할인 등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동대문 소호 패션 중심인 국내 패션플랫폼의 구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월별 사용자수 격차 커졌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동대문 소호 패션 비중이 큰 플랫폼이다. 패션 플랫폼 중 무신사 다음으로 높은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에이블리가 지그재그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 사용자수 기준 1위를 기록 중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앱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해 1월 674만명에서 올해 1월 771만명으로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그재그의 MAU는 401만명에서 283만명으로 29.4% 줄었다. 이외에도 '브랜디'의 경우 94만명에서 62만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증감 추이가 갈리면서 격차는 한층 커졌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월별 사용자수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신규 설치자 규모에서도 에이블리가 우세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신규 설치자 수는 에이블리는 26만명, 지그재그는 20만명이었다. 에이블리의 MAU 증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에이블리의 매출은 2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3년 새 390% 급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하며 1년전 744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달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오픈마켓 형식의 '에이블리 셀러스' 매출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1332억 원으로 전년(668억 원)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뷰티, 디지털, 라이프, 푸드 등 패션 외에 확장한 카테고리에서도 신규 입점 마켓과 거래액도 급증했다.

지그재그를 포함한 카카오스타일의 실적은 차주 공시될 예정이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MAU 감소에 대해 "MAU 수치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투자하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며 "올해 경영 계획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진출은 지그재그가 먼저

지그재그는 에이블리보다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2015년 론칭된 지그재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선호 쇼핑몰부터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에 따라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다. 이후 2021년 지그재그가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현재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2018년 3월에 론칭했다.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으로 지그재그의 경쟁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양사의 사업구조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패션 외의 카테고리로 발을 넓혔다는 점이다.

지그재그 앱 화면(왼쪽), 에이블리 앱 화면 예시 / 사진=구글 스토어 캡처

지그재그의 판매수수료는 에이블리보다 높은 편이다. 지그재그의 판매수수료는 △쇼핑몰 8.5%(판매, 배송비 각 8.5%) △브랜드 27% △뷰티 27% △라이프 15% 등이다. 반면 에이블리의 카테고리별 판매수수료는 △셀러스 6.96%(플랫폼 3% + 결제 3.96%) △라이프·디지털·푸드 15% △브랜드 25% △뷰티 20% △amood 일본 판매가 기준 매출의 6% 등이다.

쇼핑 플랫폼에서 중요한 것은 '상품 판매자'다. 수수료율이나 판매자 대상 서비스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판매자의 입점과 이용 유지 여부가 달라진다. 게다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형태가 동일하다면, 다양한 상품을 구비한 채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양사의 입점업체 수는 에이블리 5만개, 지그재그 1만8000개 안팎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지그재그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 여파로 사용자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지그재그는 로그인 회원 정보를 저장하는 내부 시스템 오류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지그재그는 위험요소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새로운 계정 정보 인증처리 방식 체계를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판매자 대상 전략 차이

에이블리는 창업지원 서비스인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내세우고 있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는 에이블리가 사입·물류·배송·CS·마케팅 등 전과정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파트너스는 콘텐츠(상품 사진)만 올리면 된다. 해당 파트너스에게는 매출 10%를 정산해준다. 상품의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 구매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한 서비스다. 에이블리가 직접 상품을 사입해 관리해, 빠른 배송도 가능하다.

소비자 반응도 좋았다.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포함된 지난해 상품 매출은 1263억원으로 전년(1116억원) 대비 13% 늘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파트너스로 시작해서 셀러스로 입점하겠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유료 구독 서비스 '파트너 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파트너 플러스는 상품별 판매 추이, 키워드 트렌드, 고객 구매 특성 등 데이터 분석 솔루션과 판매자 교육, 신규 기능 우선 체험 기회 등을 제공한다. 파트너플러스의 구독료는 매달 스토어의 최근 6개월 평균 거래액에 따라 산정된다.

지그재그 역시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을 운영 중이다. 입점업체가 입고 상품을 선정하면 지그재그는 물류센터에 도착한 상품을 입고 처리, 물류센터 내 보관, 상품 판매 및 출고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초저가' C-커머스 공세까지

업계에서는 패션플랫폼의 사용자 증감 추이가 현재의 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들은 가격 경쟁력으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쇼핑 플랫폼들의 대응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양사 모두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대상 할인쿠폰 발급은 물론 앱 전체의 전략 변경을 고민 중이다.

에이블리는 글로벌을 포함한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웹툰, 웹소설, 커뮤니티 등 사용자 서비스를 고도화해 '스타일 포털'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지그재그는 최근 입점업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달부터 파트너 플러스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1년 이내 파트너 플러스 멤버십 구독 이력이 없는 스토어 대상으로 첫 달 멤버십 이용 요금을 100원으로 할인해주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무신사나 W컨셉과 같은 브랜드 전문 패션 플랫폼과 달리 동대문 보세 소상공인들이 많이 입점해있어, 판매수수료나 지원이 중요하다"며 "중국 이커머스가 초가성비로 패션 분야까지 잠식하려는 상황에서 소비자 대상 마케팅 전략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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