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불매운동과 팬데믹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체질을 개선한 것은 물론 상품력으로 젊은 소비층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경쟁 SPA 브랜드의 공세에도 굳건한 실적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6년 만에 정상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5년 회계연도(2024년 9월1일~2025년 8월31일) 매출은 1조3524억원으로 전년(1조601억원) 대비 2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89억원에서 81.6% 늘어난 2704억원을 기록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에 매출 1조3781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시작된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가 탓에 2020년 회계연도 매출은 6298억원으로 급감했다. 883억원의 영업손실도 냈다. 하지만 이후 실적은 점진적으로 회복됐다. 2024년 회계연도에는 연매출 1조원을 회복했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이룬 성과다.
위기 상황에서 유니클로가 선택한 해법은 '효율화'였다. 2018년 180개에 육박했던 매장 수는 현재 130여 개 수준으로 줄었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스타필드, 롯데월드몰 등 핵심 상권 중심으로 재편했다. 실제로 매장 수가 2018년 대비 크게 줄었음에도 최근 실적이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는 점포당 매출이 증가했다는 방증이다. 규모 확장보다 수익성 중심 전략이 효과를 낸 셈이다.
재고관리 방식도 조정했다. 여름이 길어지는 국내 기후 변화에 맞춰 여름 상품 판매 기간을 늘리는 등 시즌 운영 방식을 바꿨다. 상품 구성과 물량 조절을 통해 재고 회전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SNS 기반 마케팅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스타일 크리에이터 협업을 확대했다. 약 1년 반 전부터는 시즌 프리뷰 행사를 진행해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2021년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한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라이프웨어의 진화
현재 국내 SPA 시장은 무신사 스탠다드, 탑텐, 스파오 등 토종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과 빠른 상품 회전, 온라인 기반 마케팅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경쟁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
유니클로는 기본에 충실한 상품력과 브랜드 신뢰를 축으로 경쟁사에 대응하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구 모나코스페이스에서 열린 '2026 S/S 프레스 프리뷰'에서 유니클로는 자사 브랜드 정체성을 '라이프웨어(LifeWear)'로 정의했다. 단기 유행을 과도하게 반영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옷, 기능성과 활용성을 갖춘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유니클로는 차별화 포인트로 '기능성'을 내세웠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 계절별 대표 기능성 라인은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적용한 'UV 프로텍션' 제품군도 강화하고 있다. UV 라인은 의류에 그치지 않고 모자, 우산, 선글라스 등 액세서리로 확장됐다.
품 개발 역량 역시 경쟁력을 높이는 차별점이다.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201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진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원단 개발부터 워싱, 실루엣 조정까지 데님 제작 전 과정을 전담하는 시설에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디자이너 협업 라인도 브랜드 이미지를 보완하는 축으로 작용한다. 유니클로 공동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협업한 '유니클로 U', 'JW 앤더슨 컬렉션' 등은 고정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심플한 디자인에 다양한 색상과 소재를 더하는 전략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캐시미어 제품의 경우 색상이 20~30개에 달한다.
유니클로는 올해 회복을 넘어 추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전략이 '2026 S/S 시즌' 기획이다. 시즌 테마는 'Today's Basics'로 정했다. 과감한 패턴 변화보다는 실루엣과 소재, 컬러 변주를 통해 일상복의 확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탈리아 관광지에서 영감받은 디자인과 레이어드가 가능한 유틸리티 재킷, 리넨 소재 의류, 밝은 색감의 제품군 등이 대표적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무난한 옷이 아니라 다양한 컬러와 소재, 디테일을 갖춘 궁극의 일상복을 지향한다"며 "피크닉, 출퇴근, 여행 등 다양한 활동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옷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