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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는 '여주 아울렛'행 특별한 버스가 있다

  • 2026.03.27(금) 17:09

N차 방한 관광객 증가…교외까지 쇼핑 동선 확대
신세계 여주 아울렛, 투어버스로 FIT 접근성 높여
1년 만에 이용객 10배…"외국인 매출 확대"

27일 오전 10시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프라다 매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27일 오전 8시30분 서울 명동역 4번 출구 앞. 큰 캐리어를 끈 외국인 관광객 30여 명이 모여들었다. 홍콩에서 왔다는 젊은 커플부터 싱가포르에서 온 자매까지 국적은 제각각이지만 목적지는 하나다.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신세계사이먼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이들이 기다린 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행 투어버스다. 신세계사이먼은 지난해 4월부터 인바운드 여행사 원더트립과 함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원데이 투어'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홍대와 명동에서 출발해 아울렛에서 5~6시간 체류한 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지난해 주 2회 운영되던 이 상품은 올 1월부터 주 3회로 증편될 정도로 인기다. 이날도 평소 정원인 35명을 넘어서면서 홍대에서 별도 버스가 먼저 출발했다.

10분쯤 지나자 투어 버스가 도착했다. 가이드가 탑승객 명단을 확인하는 동안 사람들은 하나둘 버스 짐칸에 짐을 실었다. 홍콩에서 온 리오(27세) 씨는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한국을 처음 찾은 여자친구 비(27세) 씨와 함께 부산 여행을 마친 후 가평시 일일 투어까지 다녀왔다. 일요일에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일정이 빡빡하지만 한국 최대 아울렛인 여주에서의 쇼핑을 빼놓을 수 없었다.

리오 씨는 "홍콩에서 주변 사람들이 이 투어를 많이 추천해줬다"며 "여기가 한국에서 가장 큰 아울렛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비 씨는 "1시간 30분이면 서울에서 올 수 있어서 접근성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서 "한 곳에 브랜드가 다 모여 있어 쇼핑하기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N차 관광객 잡아라

신세계사이먼이 이런 투어 상품을 만든 것은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N차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해외에서 한국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한국을 여러 번 찾은 관광객이 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 외래관광객조사(4분기 잠정치)'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 중 두 번 이상 재방문한 비율은 56.6%였다. 

이렇게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쇼핑'은 필수 코스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방한을 고려하는 이유 중 쇼핑이 57.6%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리오 씨와 같은 재방문객들은 명동·강남 같은 도심 쇼핑 명소를 이미 경험한 만큼 새로운 쇼핑 관광지를 찾기 시작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은 아울렛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시내에 머물며 면세점을 찾았다면 이제는 교외 아울렛까지 쇼핑 동선이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27일 오전 9시 서울 명동역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투어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 프라다 매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런 변화는 최근 개별 자유 여행객(FIT)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FIT는 본인이 직접 일정을 짜기 때문에 서울 도심을 넘어 서울 근교나 지방까지 여행 범위를 넓힌다. 리오 씨처럼 부산을 거쳐 가평 투어를 다녀온 뒤 여주 아울렛까지 방문하는 식이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원데이 투어 가이드로 일하는 원더트립의 이요석(36) 씨는 "예전에는 4박 5일짜리 패키지 상품이 많았는데 요즘은 하루씩 끊어서 투어를 신청하는 젊은 관광객이 늘었다"며 "본인들이 직접 일정을 짜고 그중 하루만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준(30대) 씨 역시 벌써 6번째 한국을 찾은 FIT다. 준 씨는 한국 첫 방문인 동생 재니스 씨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여행 중 용산에서 포켓몬 카드를 교환하고 성수에서 쇼핑도 즐길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여주를 찾았다.

준 씨는 "아울렛은 정가 매장보다 할인율이 훨씬 좋아서 각 나라를 여행할 때마다 그 나라 프리미엄 아울렛을 꼭 간다"며 "환율이 싱가포르보다 유리하고 세금 환급까지 받을 수 있어서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에 접근성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여러 아울렛 중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택하는 건 브랜드 경쟁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국내에서 구찌·프라다·버버리 등 '3대 아울렛 명품' 브랜드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아울렛이다. 준 씨가 "여주에는 다른 아울렛에 없는 럭셔리 브랜드가 있다고 해 오게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통 접근성도 외국인들이 여주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신세계사이먼은 투어버스 외에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아울렛을 직통으로 오가는 고속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태국에서 온 시테(29세) 씨는 이번이 다섯 번째 한국 여행이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도 이미 두 번 방문했다.

그는 "이전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여주에 왔지만 이번에는 원데이 투어를 이용해 오게 됐다"면서 "서울에서도 이곳은 브랜드가 많아 한 번에 쇼핑을 끝낼 수 있고 교통도 편하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온 시테 씨가 27일 오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 사진=신세계사이먼

실제로 투어버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4월 운영 첫 달과 비교해 이달 이용자 수는 10배 증가했다. 투어버스뿐만 아니라 직통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고속버스 탑승객 중 외국인 비중은 운행 초기와 비교해 현재 약 5배 늘었다.

이 교통편으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는 외국인들도 크게 늘면서 외국인 매출도 성장세다. 올해 1~2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발생한 세금 환급 건수는 월 평균 8000건 이상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에서도 같은 기간 여주시 내 외국인의 대형 쇼핑몰 지출액이 전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고객이 증가하면서 입점 브랜드들의 매출도 늘고 있다. 최영원 신세계사이먼 여주점 마케팅팀 파트너는 "로에베, 룰루레몬, 메종 마르지엘라 같은 브랜드들이 외국인 고객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대표 아울렛으로

신세계사이먼은 2022년 말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후 고객기획파트를 신설하는 등 FIT 고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체 관광객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아울렛을 들르기 때문에 반드시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면 FIT는 쇼핑 목적으로 스스로 찾아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다.

신세계사이먼이 고속버스, 투어버스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한 것도 FIT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쟁사와 달리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단체 관광객보다 FIT 비중이 크기 때문에 교통 접근성 개선이 필수다. 아시아에서 외국인 매출이 가장 많은 일본 고텐바 프리미엄 아울렛의 사례만 봐도 도쿄역, 신주쿠, 시부야 등에서 총 13개의 버스 노선이 연결돼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 등 현지 여행사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FIT 고객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또 중국, 대만, 일본,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의 소형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온 준 씨와 재니스 씨가 27일 오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 사진=신세계사이먼

강수빈 신세계사이먼 운영기획팀 고객기획파트 파트너는 "SNS 마케팅을 시작한 후 일본·대만 내 SNS 반응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며 "입국객 통계와는 달리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는 이 두 국가 고객의 매출 비중이 급등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신욱 신세계사이먼 운영기획팀 고객기획파트장은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눈을 체험하기 위해 강원도를 방문하려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이 겨울철 스키 관광객과 연계한 강원 지역 버스 상품 등 아울렛과 주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이를 통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아시아 대표 아울렛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김희석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점장은 "미국 우드버리커먼 프리미엄 아울렛, 일본 고텐바 프리미엄 아울렛 등 글로벌 톱 아울렛과 같은 수준까지 외국인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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