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입니다. 13년 전 (옛 하나은행과) 합병 당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통합은행장으로서 화학적통합을 이뤄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초대 수장인 함영주 행장이 이날 취임식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키워드는 '화합'이었다. 그 키워드를 전파하고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함 행장이 생각한 것 중 하나가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자 통합 협상을 맡았던 대화단 멤버를 비서실장으로 앉힌 것이다.
◇비서실장에 외환 전 노조위원장..화합 의지 표명
함 행장은 "결국은 화합이고, 끌어안아야 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인사나 경영에 있어서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비서실장은 행장의 수족과도 같은 자리인 만큼 평소 신임하는 직원을 앉히는 게 보통이지만 반대로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고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외환 출신 직원을 선택한 점은 그만큼 화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함 행장은 "두 조직의 문화가 합쳐지는데 몰입하기 좋은 시기가 통합 후 3개월"이라며 "전담조직인 변화추진본부를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한 가족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영업력 획기적 개선, 진정한 리딩뱅크로
KEB하나은행은 총자산 299조 원(상반기 기준)으로 규모 면에서 1위 은행으로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대출은 208조 원으로 3위, 예수금 201조 원으로 2위에 머문다.
함 행장도 "통합은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그것을 영업력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일류은행이 되기 위해 모든 업무방식, 시스템, 조직을 현장중심으로 바꾸고 지역별로 특화해 각 지역에서 최고의 KEB하나은행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경쟁은행보다 고객기반 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날 출시되는 주거래우대통장 등을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게 하는 동시에 통합에 따른 국민적 관심을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할(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함 행장은 통합 시너지를 위해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부문과 관련해 외환은행 전 직원을 자산관리 전문 직원으로 하고,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외환업무와 투자금융(IB) 등 기업금융 역량을 살려 하나은행 모든 직원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연수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통합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가 대기업에 쏠린 점에 대해선 "대기업 여신을 무조건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은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