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모두 6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반면 담뱃값 인상과 함께 술과 담배 지출은 23%나 늘었고, 월세 가구가 늘면서 주거비 지출도 23.5% 급증했다.
◇ 가계 소득·소비 2009년 이후 최악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가계동향 통계를 보면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41만 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소득증가율은 0.7%에 그쳐 2009년 3분기 마이너스 0.8%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0%에 그쳤다.
고용 증가세가 주춤한데다, 상여금 지급이 줄면서 근로소득은 0.1% 증가에 그쳤다. 맞춤형 급여체계 시행과 자녀장려금 확대 등으로 이전소득은 11.5%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1.6% 줄었다.
월평균 지출은 339만 7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5% 줄었다. 2009년 1분기 마이너스 1.3%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실질증가율도 마이너스 1.2%를 기록했다.
주류와 담배, 주거비, 보건, 오락·문화 지출은 늘었고, 교통과 의류·신발, 통신 지출은 줄었다. 특히 주류와 담배 지출은 23%나 급증하면서 올 2분기에 이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담배가격 인상으로 담배 지출이 31.5%, 맥주를 비롯한 주류비 지출도 11.8%나 증가했다. 월세가구가 늘면서 주거비도 23.5%나 급증했다.
비소비지출은 0.4% 줄면서 11분기 연속 감소했다. 근로소득세를 비롯한 경상 조세는 줄어든 반면 사회보험과 연금 등 비경상 조세는 늘었다.
▲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감율 추이 |
◇ 저소득층 평균 소비성향 7.8%포인트 급감
올해 3분기 가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58만 2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9%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흑자액은 102만 원으로 4.7%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은 28.5%로 1%포인트 올랐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1.5%로 1%포인트 하락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를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소득이 늘었다. 1분위와 5분위에서는 근로소득이 늘고 사업소득이 줄었다. 3분위와 4분위에서는 반대로 사업소득이 늘고 근로소득은 감소했다. 이전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다. 2분위의 증가율이 19.5%로 가장 높았다.
지출은 4분위(0.8%)와 2분위(0.1%)는 증가한 반면 5분위(-1.7%)와 1분위(-1.2%), 3분위(-0.1%)에서는 감소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4분위(2.7%)가 가장 높았고, 5분위(-2.7%)가 가장 낮았다.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2분위(4.8%)가 가장 높았고, 1분위(-6.6%)가 가장 낮았다.
처분가능소득은 1분위(7.5%)가 가장 많이 늘었다. 평균 소비성향은 모든 분위에서 감소했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는 7.8%p나 급감했다. 다만 적자가구 비중은 20.8%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기획재정부는 “3분기엔 고용 증가세 둔화와 메르스 여파, 10월 유통업체의 대규모 할인행사에 따른 소비 대기수요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모두 둔화됐다”면서 “4분기에는 내수회복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가계 소득과 지출의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