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라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 정부와 민간이 한자리에 모였다.
28일 비즈니스워치는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응답하라! 혁신-규제 샌드박스, 골든 타임을 잡아라'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정책방향과 규제샌드박스의 실제 사례가 소개됐다며 호평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올해 1월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이 발효됨에 따라 시행된 제도로 신기술‧신산업을 출시할 때 일정기간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등 4개 부처가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이 '왜 규제개혁인가'라는 주제로 규제 샌드박스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시작했다.
이어 정선인 금융위 규제샌드박스팀장과 권기만 산업부 규제샌드박스팀장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추진 경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서비스로 선정된 페이민트 김영환 대표와 공유모빌리티 메스아시아 정수영 대표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민간의 의견, 정부의 정책 방향, 실제 사례 등으로 이뤄진 구성에 청중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 청중으로 참가한 최종경 케이앤드씨트레이딩 대표는 "이론적인 문제에 치우친 내용이 아니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유익한 포럼이었다"고 말했다.
이호영 성남산업진흥원 주임연구위원은 "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중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 참가했다"며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포럼이 구성돼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실제 규제 샌드박스 업체들의 사례소개가 유익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만큼 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해철 플라이하이 부사장은 "지금 금융위 샌드박스 신청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청 이후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궁금하다"며 "실제 실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초반 기업체 근무 여직원은 "현재 대외업무 실무를 맡고 있는데 스타트업의 사례를 들은 점이 좋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스타트업 대표 역시 "성공한 사례를 들어서 좋았다. 담당자가 사업의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깊었다"며 "이런 사례들을 더 많이 소개해서 정보 부족 상태가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패널들 역시 이번 포럼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영철 교수는 "규제 샌드박스의 방향 제시보다는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사례 중심의 포럼이라 유익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향후 규제 완화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화장품 법으로 이전에는 사용할 수 있는 원료를 기재했는데,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기재 방식이 바뀌며 화장품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거티브 규제 전환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법률정신 자체를 바꾸는 일과도 같다"며 "법은 최소한의 규제만 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민간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현재 한국의 법률 조항이 규제 샌드박스의 '쥐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등', '소속부처 장관이 인정하는 범위'와 같은 예외조항이 기재돼 있는데 이게 규제 샌드박스의 '쥐약'"이라며 "법령을 다 고치지 않는 한 규제 전환이 어려운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측 인사인 정선인 금융위 팀장과 권기만 산업부 팀장도 오늘 포럼이 규제 샌드박스가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선인 팀장은 "그동안 열심히 해온다고 했지만, 규제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실제 금융위 샌드박스를 통한 사례를 직접 들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해 나가야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태어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만 팀장도 "더욱 많은 참가자들이 규제 샌드박스에 신청할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에서도 노력을 더 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도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하는 속도가 빨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규제 샌드박스 통과 사례를 발표한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향후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할 회사 등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에 대해 조언했다.
김영환 대표는 "오늘 내용은 페이민트 서비스 소개보다는 규제 샌드박스 경험을 알리는데 집중했다"며 "완성되지 않은 제도 내에서 진행했고 제도가 계속 정밀화 되고 있어 향후 도전하는 사업체들은 우리와는 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제도를 잘 안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아는 것이다. 서비스의 핵심성을 강조하는것은 중요하지 않고 우리가 얘기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