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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설계사 위촉·등록서류 간소화 이번엔 될까

  • 2021.09.24(금) 10:20

"위촉등록 시 1명당 서류만 140장"
생·손보사 간 상이한 서류 통합 추진
개인정보보호 법률문제 해소는 과제

수년간 진척이 없던 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의 위촉·등록 서류 간소화 작업이 재추진된다.

설계사 위촉·등록 때마다 1인당 100여 장이 넘는 서류를 작성해야 했던 불편이 줄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생·손보 달랐던 서류·양식 등 통일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개월 간 생·손보협회를 비롯해 보험대리점협회, 보험업계 관계자와 금융당국이 모여 공통서류를 집약해 줄이는 방향으로 GA 설계사 위촉·등록 과정 간소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촉서류 가운데 '개인정보 수집·이용·조회·제공 동의서'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서류를 받는 대상인 '귀중'란에 특정 회사명이 아닌 제휴 회사명 전부를 넣는 형식으로 서류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기존 서류 제공방식의 법적인 리스크를 정비하고 '모집경력 수집·이용·조회 제공 동의서'를 개인정보제공 동의서와 합쳐 하나로 제공하는 등 제공서류 양식을 보다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인당 140여장" 비용 부담에 효율 떨어져 

이 같은 논의는 GA 소속 설계사가 보험대리점에 위촉 등록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GA 설계사가 GA와 제휴한 개별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려면 100여 장이 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손보사는 위촉서류 가운데 '개인정보 수집·이용·조회·제공 동의서'를 대행사나 특정 보험사 한 곳에만 제출하면 되지만 생보사는 양식이 회사마다 제각기 다른 데다 개별회사별로 제출해야 해 불만이 높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GA 설계사가 개별 생보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서류는 일반상품은 128쪽, 변액상품을 포함할 경우 177쪽에 달했다. 

GA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위촉 계약을 진행할 때 한 명당 필요서류가 통상 140페이지에 달한다"면서 "회사마다 양식도 다른 데다 등록 과정에서 시간도 많이 걸려 비용적인 부담을 비롯해 업무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대형 GA의 경우 설계사가 수천 명에서 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데 이들 GA가 제휴한 생보사는 20개사가 넘는 경우도 많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계사가 100쪽이 넘는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기나 오류 등이 발생하면 등록절차 자체도 늦어지는 문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생보업계에서도 생보협회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서류 표준화와 간소화 작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보험사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문제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에서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고 나서 이번엔 간소화 작업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규제 사항으로 금융당국이 규정화할 수는 없지만 회의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함께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등 간소화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과거 위촉계약 법적 리스크 부상

다만 간소화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면서 생·손보업계간 입장이 뒤바뀔 전망이다. 그동안 생보업계가 수년간 논의만 진행할 뿐 간소화 추진을 미뤄온 이유로 지적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와 관련해 실제 법적인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논의 과정에서 설계사의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는 대상을 개별 보험사가 아닌 제휴한 보험사명을 모두 넣는 방식으로 바꿀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신용정보법상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법률 검토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절차 간소화를 위해 그동안 특정 회사 한 곳에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고, 전체 제휴 손보사로 적용해온 손보업계의 기존 위촉계약들에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때문에 손보업계는 기존 방식에 대한 법적인 리스크를 정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는 과정과 관련해 법률상 리스크가 있는 부분들을 검토하고 발라내 명확화하고 이슈가 해결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다만 기존 위촉과정에서 법률상 문제가 제기될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률적 검토나 유권해석 등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위촉서류를 종이가 아닌 전자문서로 받고 있어 이 부분 역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보험사들의 최종 합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합의가 끝나면 시행 시기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등록서류 간소화 이외에 GA 설계사 위촉계약서 개정 작업도 함께 추진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과 소비자보호 강화와 관련해 위촉계약서 상 설계사 보수교육 규정과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처벌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화 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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