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관행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직격한 뒤 금융감독원이 곧바로 BNK금융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빈대인 현 BNK금융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돼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을 앞둔 시점이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당국의 검사까지 이어지면서 '관치 논란'도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융 분야 업무보고에서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방치할 일이 아니다"고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 원장은 "지금 거론되고 있는 지주사에 대해 개별 산하 금융기관에 대해 검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1월 중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BNK금융을 대상으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전반에 대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금융권 한쪽에서 나온다.
BNK금융은 빈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지만, 후보 접수 기간이 사실상 나흘에 불과해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BNK금융 외에도 이미 이사회가 차기 후보를 추천했거나 향후 후보 추천을 앞둔 다른 금융지주사들 역시 검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달 초 신한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로 진옥동 회장을 단독 추천해 연임 '9부 능선'을 넘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이사회는 절차상 언제든 재소집될 수 있고 최종 선임은 매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이달 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절차와 내년 하반기 경영승계 일정을 앞둔 KB금융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관치 논란도 일고 있다. 대부분 몸을 낮추고 당국 눈치를 보고 있지만, "금리를 두고 이래라저래라 하더니 이제는 회장 인사 문제까지 손대는 것 아니냐"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이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적용받는 것은 금융계급제"라고 질타하자 은행권에선 고신용자 금리는 오르고 저신용자는 내리는 엇갈린 금리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금융지주 지분 6~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이 원장의 구상에 대해서도 정부가 개입할 여지만 늘리는 정책이라는 쓴소리가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기업에 대한 정부 관여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현 정부에서는 전임 정부와 같은 방식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을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일부 금융지주 회장 선출 시기에 금융지주사 내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역량 등 CEO 자격요건 구체화 △장기연임 검증 강화 등 승계절차 미비점 개선 △이사회 추천경로 다양화 △공시 강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방안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내부통제에 대한 지주사의 권한과 책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 시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지주사의 사업 관여 범위는 넓어진 반면, 내부통제 책임은 자회사에만 집중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