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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상최대'지만…기업은행이 달랐던 3가지

  • 2022.05.04(수) 16:16

[워치전망대]
중기대출 80%, 코로나 초저리대출 집행에
은행권 최대 충당금 적립…리스크도 관리
가계 비중 낮아 더뎠던 금리 수혜도 '이제 시작'

올해 1분기, IBK기업은행도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의 사상 최고 실적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최대 순익 기록은 여타 은행들과 다른 면모가 꽤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 실적을 낸 여건도, 실적의 추세나 앞으로 보일 탄력도 차별점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뭐가 얼마나 다르다는 걸까?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가계대출 16%뿐인데도… 

IBK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지배기업지분 순이익이 658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이는 작년 1분기보다 11.7%, 직전인 작년 4분기보다는 10.4% 늘린 것이다. 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한 6597억원이었다.

국내 금융지주 5개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분기 순이익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평균 14.5%라는 점을 보면 두드러지진 않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줬을 때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27.5%,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10%대 후반의 높은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기업은행 특성상 가계대출 비중이 낮은 가운데 최대 순익을 거뒀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50%를 웃도는 것과 달리 기업은행은 지난 1분기말 기준 가계대출 비중이 15.9%에 그친다. 이 은행 전체 대출의 80.6%가 중소기업 대출이다. 

집값 상승기 불린 가계 대출에 기반해 금리가 상승하자 막대한 이자이익을 낸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은행은 호실적을 내기 어려웠던 여건이었다는 의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계여신 비중이 낮은 탓에 가산금리 상승 구간에서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고 기업은행의 작년 실적을 분석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영업의 효율성을 높여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도 이익 규모를 늘렸다. 기업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 1분기 38%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았다. 주요 금융지주 중 지난 1분기 순익 규모 1위인 KB국민은행의 CIR이 45.4%인 것과 비교하면 7.4%포인트나 낮다.

은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작년 1분기 308억원에서 올 1분기 816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을 제외하면 판관비 역시 연 3% 증가한 것에 그쳐 업계 최고의 비용효율성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엔데믹 충당금 가장 많이 쌓고도…

증권 등 자회사를 제외하고 IBK기업은행만 따로 본 별도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5882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9%, 전분기 대비 17.5% 늘린 것이다. 기업은행의 주력인 중기대출 잔액은 전년말 대비 5조4000억원(2.6%) 증가한 209조3340억원이었다.

올 들어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작년 이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기업대출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선방한 영업결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 은행의 중소기업금융 국내 시장점유율은 22.9%로,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 모두를 여전히 앞선 1위다. 

특히 기업은행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국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정책성 자금지원 창구 역할을 했다. 기업은행은 2019년 2조원, 2020년 7조8000억원의 1.5%의 초저금리대출을 취급했다. 그러나 이는 대출 몸집은 키울 수는 있어도 수익성을 확보하거나, 정상적으로 상환받기 까다로운 여신이었다.

/자료=IBK기업은행 제공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태세를 잡았다.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는 방법을 통해서다. 2020년 3406억원, 2021년 2598억원에 이어 지난 1분기에 추가로 적립한 충당금이 1211억원이다. 1분기 추가 충당금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다. 1분기 말 기준 충당금 잔액은 2조9750억원까지 늘었다. 충당금을 덜 잡았다면 이익을 더 늘릴 수 있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총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비율은 0.26%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 0.16%보다 높다"며 "이는 정책금융이 종료되었을 때 충당금 환입 가능성도 가장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향후 수익성을 방어할 '안전핀' 역시 다른 은행보다 단단하다는 뜻이다.

점점 개선되는 NIM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IBK기업은행에 더 우호적이다. 올해 1분기 뒤늦게 시동이 걸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우상향 곡선에서 엿보이는 긍정적 전망이다.

이 은행의 NIM은 작년 1분기 1.47%에서 올 1분기 1.61%로 0.14%포인트 높아졌다. NIM 자체가 가계대출 비중이 큰 다른 시중은행(KB국민 1.91%, 신한 1.89%)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년동기 대비 상승폭은 KB국민과 신한이 각각 0.09%포인트, 0.08%포인트다. 기업은행의 이익 확대 탄력이 더 좋다는 의미다.

특히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서는 가계 가산금리 제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윤 대통령 당선자의 금융공약 중 하나가 과도한 예대금리차 해소를 위한 공시제도 도입이란 점에서다. 시중은행들은 벌써 가산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적은 기업은행이 실적 방어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기업은행이 앞장서 집행한 정책성 코로나 저금리 대출의 금리도 이제 정상화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감염병 우려가 줄어 이자납부 유예가 종료되고, 대환 대출을 통해 대출금리가 정상화하면 초저금리대출 집행이 많은 기업은행은 더 많은 이자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은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초저금리대출 상품의 리프라이싱(금리재산정) 주기가 다가오고 있어 하반기 이후 차별화된 NIM 개선 흐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연간 NIM이 0.1%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이자이익 증가율이 15%에 달할 것"이라고 올해 실적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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