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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아닌 깡통전세 속출…전세대출 비상?

  • 2022.10.20(목) 06:37

금리 상승에 변동금리 전세대출 차주 부담 커져
전셋값 하락에 깡통전세 우려…은행 리스크 

주택 임대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올 하반기부터 '전세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깡통전세'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세입자들은 고민거리가 늘어났다. 깡통전세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금리로 인해 이자부담도 커졌다. 이같은 불안은 은행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세대란 피했지만…깡통전세 걱정

부동산 시장과 금융업계에선 올 7월 이후 전셋값이 급등해 전세대란 현상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0년 7월말부터 도입된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으로 갱신됐던 전세계약이 올 하반기부터 만료되기 시작하는 까닭이다. 신규 전세계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 예측이었다.

은행들 역시 올초에는 하반기부터 전세대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은 정반대다.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에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 현상이 더해지면서 주택시장 전체가 위축됐고,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평균가격은 3억3855만원(9월 기준)으로 올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도 전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기 어렵고, 갭투자자들 가운데 집값 하락으로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경우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과 전셋값 모두 하락 전환했고, 앞으로 1~2년은 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세입자들은 전세가격 하락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 등 이중고 상황이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세입자 직격탄

깡통전세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라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증가는 세입자들이 당장 부담해야 할 현실이다. 전세대출의 경우 대다수가 변동금리 상품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전세대출이 대다수 변동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6%가 넘어선 상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6개월)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전세대출의 경우 6.51~6.98%선에 금리가 형성돼 있다.

6.5%의 금리로 전세대출 3억원을 받은 세입자라면 매달 167만원 가량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대출이자가 1%포인트만 올라도 매달 부담해야 할 이자는 30만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은행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해 시장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입자들의 전세대출 이자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이같은 전세시장 불안은 은행권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깡통전세로 세입자가 온전히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차주가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까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갭투자한 집주인들의 자금경색이 심해지면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며 "전세대출시 전세금반환보증보험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 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늘어나 연체 관리 필요성도 높아졌다"며 "차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 출시와 금리 인하 등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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