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1. 아버지(보험계약자)가 아들(피보험자)에게 상속을 목적으로 종신형 연금보험에 가입해줬다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될까?
보험업계 연금 상품 중에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보험이 있고요. 세액공제 혜택이 없는 세제 비적격 연금도 있는데, 변액·종신형 연금보험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다만 세무당국에서는 '종신형 연금보험'엔 저축성보험에 주어지는 보험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적립한 보험료와 이자수익을 종신까지 연금으로 받는 보험상품을 말합니다. 나중에 받을 연금에 물가상승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조기 사망으로 보험가입자가 연금을 받지 못하면 상속자에게 연금(보험금)이 지급되는 장점을 갖췄죠.
그런데 종신형 연금보험의 비과세 조건이 많이 까다롭습니다.
①계약자가 보험료납입 계약기간 만료 후 55세 이후부터 사망시까지 보험금·수익 등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것.
②사망시 보험계약 및 연금재원이 소멸할 것.(통계표에 따른 기대여명 이내의 보증기간이 설정되는 것이 조건으로, 해당 보증기간 이내에 사망한 경우는 보증기간 종료시점까지 연금 지급)
*종신형 연금보험은 피보험자가 조기 사망하더라도 상속인이 일정기간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기간을 두고 있다.
③계약체결시점부터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동일할 것.
④최초 연금지급 개시 이후 사망일 전에 중도해지 금지.
⑤매년 수령하는 연금액이 일정 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
*연금액 한도는 연금수령 개시일 당시 연금계좌 평가액을 연금수령 개시일 당시 기대여명 연수로 나눈 금액의 3배다.
최초 가입시점부터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거예요.
조건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1의 답이 있습니다. 찾으셨나요? 보험계약자(아버지)와 피보험자(아들)가 다르니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죠. 이 때문에 보험을 중도에 깨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고 해요.
나중에 계약자를 아들로 바꿔 보험계약자(아들), 피보험자(아들), 수익자(아들)를 맞춰도 계약자를 교체하는 과정 자체가 증여에 해당돼 증여세가 부과된다고 해요.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종신형 연금보험의 보증기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만약 보증기간이 100세로 설정됐다면 현행 기대여명(80세)보다 길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어요. 기대여명 이내 보증기간 설정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일시납 한도 이제는 단 '1억원'
보험료를 한번에 내는 일시납으로 분류된 저축성보험도 있는데요. 2013년 2월 15일부터 2017년 3월 31일에 계약된 것이라면 1인당 전보험사 통합 일시납 2억원이 한도이고요. 2017년 4월 1일부터 계약 건이라면 1인당 전보험사 통합 1억원이 한도라고 해요.
고객이 저축성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는 전산조회를 통해 이 고객이 다른 보험사에 가입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계약의 금액을 확인합니다. 비과세 여부는 계약자 1명당 보험계약 체결시점에 잔존하는 보험계약을 기준으로 합산해 판단한다고 합니다.
2017년 4월 1일 이후 일시납 저축성보험에 한번에 3억원을 넣었다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1억원 비과세, 2억원 과세가 아니라 3억원 전체에 세금이 물린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1억원, 2억원 계약을 나눠 각각 일시납 저축성보험에 들면 1억원은 비과세, 2억원은 과세 입니다.
가입자 10명 중 6명, 손해보며 중도해지
문제는 이런 혜택을 누리는 보험가입자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 2019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을 포함해 7개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평균유지율은 월납입 13회차(1년 경과)엔 90%였지만, 25회차엔 80%, 61회차에는 57%로 뚝뚝 떨어졌습니다.
보험을 해지했을 때 원금을 손해 보지 않고 대부분 찾을 수 있는 85회차(7년 경과) 평균유지율은 44%였는데요. 비과세 혜택을 염두에 두고 가입하지만 역으로 손실을 감수하고 보험을 중도해지하는 가입자가 10명 중 6명에 달한다는 뜻이죠.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조기 해지에 따른 피해가 클 수 있어 더 신중히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