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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한국 도착한 애플페이…첫날 써보니

  • 2023.03.21(화) 16:06

단말기에 직접 대지 않아도 2초 만에 결제 가능
결제서비스 오류...고객 유입 폭증에 일부 제한
교통카드 등 일부 서비스 이용 불가

"21일부터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계속 오류만 떠서 결국 다시 카드를 꺼냈다. 사용 가능한 곳이 늘어나기 전까지 애플 페이를 쓸지는 모르겠다"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사용 첫날인 21일, 기다리던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회사 근처 편의점을 찾은 강정아(27)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출시 첫날인 이날 오전 기준 17만여명의 사용자가 등록했을 정도로 애플페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체크카드 수는 연초 대비 6만매(약 63%) 늘어난 15만6000매를 기록했다.

특히 증가세는 3분기 애플페이의 도입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속화돼 한분기 만에 약 42% 폭증했다. 이런 열기로 소비자가 몰리며 애플페이는 첫날부터 등록 지연, 결제 실패 등 각종 오류를 겪고 있다.

아이폰 지갑 앱에 등록된 현대카드 /사진=화면캡쳐 유진아 기자 gnyu@

애플페이 등록과 사용 방법은?

애플페이 등록은 간단하다. 아이폰과 카드사 앱만 있으면 된다. 우선 애플페이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카드 등록은 아이폰 내 '지갑' 애플리케이션에서 할 수 있다. 지갑 앱을 누르면 바로 '추가' 버튼이 뜬다.

카드 추가를 누르면 카드 등록을 하기 위한 입력창이 나온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추가를 누르고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다만, 카드 등록은 현재 현대카드만 가능하다.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비자,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통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현대카드가 등록돼 있지 않다면 현대카드 앱을 받아 등록해야 한다. 현대카드 자사 앱으로 카드 인증 절차를 거치면 등록이 가능하다.

사용 방법은 더욱 간단하다. 애플페이를 가맹점에서 사용하려면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아이폰을 NFC 결제 단말기에 접촉하면 된다. 

첫날 결제 불가 등 오류 

등록은 쉽게 이뤄졌지만, 애플페이 오픈 첫날 현장 곳곳에서는 일부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용하려면 현대카드로부터 '애플페이 사용 가능 안내' 관련 문자를 받아야 하는데, 일부 이용자들은 해당 문자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매장 가맹점 점주는 "오전에 20명 정도 애플페이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5~6명이 오류가 이어져 결국 실물 카드로 결제했다"며 "처음에 매장측 문제인 줄 알고 포스기를 여러 번 껐다가 켜봤지만, 결제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비자카드가 등록된 애플페이로 결제를 진행했지만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유진아기자 gnyu4@

아침 8시 애플페이 카드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바로 카드 등록을 해 사용해 보았지만, '미등록 카드'와 '카드 번호 오류'라는 문구가 번갈아 뜨면서 결제가 완료되지 않았다. 방문한 매장 6곳 모두 동일하게 애플페이로 결제가 불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부 비자 카드가 등록이 되지 않는 상태"라며 "아직 발견된 다른 사유는 없어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마스터카드가 등록된 애플페이로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진아 기자 gnyu4@

반면 마스터카드로 등록할 경우 이용이 가능했다. 마스터 카드의 경우 애플페이로 결제하기 위해 아이폰 우측 버튼 두 번을 누르면 바로 결제가 진행된다. 결제에 걸린 시간은 2초도 채 되지 않았다. 

삼성페이는 휴대폰 하단을 손가락으로 쓸어올려 저장해둔 카드가 나타나면, 지문인증을 한 뒤 단말기에 직접 갖다 대야 한다. 하지만 애플페이는 작동 순서가 삼성페이보다 간단하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라 10센티미터 정도 휴대폰과 거리가 있어도 손쉽게 결제가 가능했다.

애플페이로 지갑 없이 하루 살기?…여전히 불가능

이날 애플 지갑의 교통 카드 기능인 '익스프레스 교통카드'에 현대카드를 등록했지만 쓸 수 없었다. 현재 애플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핵심인 교통카드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교통카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티머니·캐시비 등 교통카드 업체와의 별도 제휴가 필요한데 아직 애플페이는 이같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간편결제 업계의 선두 주자인 삼성페이의 경우에도 일반 카드결제와 교통카드가 분리돼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애플페이를 가장 써보고 싶은 오프라인 가맹점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총 1801명 중 '일반 식당(36.9%)'에 이어 30.8%의 응답자들이 '대중교통'을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싶은 곳으로 꼽은 만큼 교통카드 사용여부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21일 택시에서 삼성페이로 요금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 = 유진아기자 gnyu4@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 대중교통은 물론 택시도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없었다. 실제로 이날 택시에서 결제를 시도했지만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결제가 불가했다.

애플 관계자는 "기능이 나와 있다고 해도 제한적일 수 있다"며 "현대카드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카드 관계자 또한 "현재 교통카드는 이용 불가"라고 밝혔다. 

사용 가능한 매장도 아직 제한적이다. 이날 국내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곳은 코스트코, 투썸플레이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편의점 등의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민족, 무신사, GS샵, 폴바셋, 롯데시네마 등 온라인 플랫폼 등이다.

당분간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 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 등 신세계 그룹 계열 매장에서는 애플페이가 지원되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닌 소규모 식당 및 카페에서 애플페이가 상용화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약 300만곳의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NFC 단말기가 보급된 곳은 10%에 불과하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1%인 애플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대형 가맹점부터 공략할 전망"이라며 "초기 애플페이의 성공적 확산으로 고객들의 수용 요구가 커지면 가맹점들이 자발적으로 단말기를 교체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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