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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 큰 숙제 풀어온 김주현의 1년…'아직 남았다'

  • 2023.07.07(금) 16:43

금융위원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김 위원장 "레고랜드 사태 조기진화 성과"
새마을금고·취약차주 우려…향후 과제도 '안정'
"부채확대는 근본해결 안돼…경제구조 개선해야"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찾아온 또 다른 혼란을 겪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돈의 흐름에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는 시장 유동성 부족에 직격탄을 날렸다. 기업들은 자금 상황은 '불안'에서 '위기'로 확대됐다. 아울러 코로나19 당시 취급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부실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7월 취임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안정을 위해 금융위원회의 가동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 또 관계부처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이를 빠르게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화 가능성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시장안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김주현 1년…시장안정 총대응·금융회사에 '새 길' 제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성과 중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위기를 빠르게 벗어났던 것을 핵심으로 꼽았다.

지난해 10월 강원도는 지급보증하기로 한 레고랜드 리조트 개발 회사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신뢰도가 높은 지방채가 부실화했다고 보고 채권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때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함께 시장에 50조원 이상을 공급하는 긴급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관련기사 : '레고랜드발 급성 돈맥경화' 막으려…정부 50조원 공급 프로그램

김 위원장은 "시장 안정, 이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느 정도 통제가 안 되면 우리 경제에 굉장히 큰 부담으로 올 수 있다"라며 "관계부처 간 미시적인 조정을 통해 안정시켰다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을 미봉책으로 풀지 않은 것에도 의미를 뒀다. 김 위원장은 "시장이 불안할 때 제일 쉬운 방법은 유동성 공급"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때도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해 일단 불을 껐다. 유동성을 공급하면 위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렇게 유동성을 풀어 부채를 늘리는 것이 미래 세대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으며 이는 우리 경제에 건전한 발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유동성(공급)을 통해 해결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환경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도 김 위원장의 성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금융회사들이 더 이상 '이자장사'에 기대지 않고 국민의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투명한 경영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닦는 데도 힘을 썼다. ▷관련기사 : 성과보수 개선·비이자이익 확대…은행 체질 바꾼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처음에 이 자리에 오면서부터 지금 전반적으로 흐름을 보면 디지털 전환, 타 산업 및 상품 간의 융합, 이런 트렌드에 비춰 그것을 막는 제도적인 요인은 개선하겠다고 했다"며 "최근 은행산업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효율, 산업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측면에서 방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 정권에서 제도권 편입 절대 불가를 외쳤던 것과 달리 가상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온 것 역시 성과라고 자평했다. ▷관련기사 : 첫 가상자산법 입법 완료…불공정거래 뿌리 뽑는다

그는 "어떠한 시스템을 만드는 법적인 조치로 자본시장법도 마련이 되고 가상자산법도 마련이 됐다"며 "가상자산에 대해 규제를 하려고 하면 기술혁신 저해 등 논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불공정거래와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최소한의 부문을 포함해 법이 통과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법이 불공정거래와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일단 통과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가상자산이 건전하게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한민국이 건전한 시장 중심의 경제를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한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를 찾아 6000만원을 예치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위기는 현재진행형

하지만 시장의 불길을 끄기 위한 김주현 위원장의 '소방수' 역할은 아직 끝이 아니다. 당장 최근 위기설이 가중되고 있는 새마을금고가 문제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크게 치솟고 일부 금고가 취급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금고 부도 등이 발생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위기설에…정부 "괜찮다" 대리해명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의 소관부처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전체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역할론'도 강조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국민의 재산상 손실이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불안한 심리로 인해 과도한 자금 유출만 없으면 새마을금고 건전성과 예금자 보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유튜브 등에서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까지 나오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며 은행권과 동일하게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이 보장되며 5000만원 초과 예금에 대해서도 이것을 보호해왔다"라며 "지금의 상황은 어렵지만 더 어려웠던 외환위기(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예금자들은 손해 본 일이 없었다. 정부를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지나친 불안함에 새마을금고로부터 예금을 인출할 경우 비과세 혜택, 약정 이자 혜택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를 찾아 6000만원을 예치하는 등 행동으로 불안심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새마을금고 외에도 계속되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인한 취약차주들의 부실과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았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금융위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관련기사 : '빚' 부담 줄여 가계부채 '질' 끌어올린다

일단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은 이미 마련된 조치를 통해 연착륙시킨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일시적으로 돈을 갚는 게 아니라 상환 능력에 맞도록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며 "그래도 안 되면 새출발기금을 통해 채무 재조정을 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초 목표했던 1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과 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1조원 이상 늘리는 등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복안이다.

다만 이 같은 유동성 공급이 결과론적으로 취약계층의 부채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한 구조적 시스템 구축도 나서기로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시장안정을 위한 '쉬운 길'이었던 유동성 공급을 포기한 것처럼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부채 증가는 경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소득이 안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채 문제 해결이 굉장히 어렵다"라며 "구조적인 노력 없이 자꾸만 빚을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이미 부채 수준이 전 세계적인 수준으로 보더라도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는 좀 더 힘들지만 노동, 교육 등 구조적인 부분에서 유연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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