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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벨기에펀드·백내장 실손' 민원인 직접 만났다

  • 2025.11.05(수) 11:30

한투·KB·우리 현장검사 결과 따라 배상기준 재조정
"백내장 실손, 대법원 '통원치료' 판결 들여다볼 것"
내년 1월까지 매주 금감원 임원진 민원 상담 실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벨기에펀드·실손의료보험 관련 민원 상담을 진행했다. 취임 이후부터 소비자 신뢰 제고를 강조해 온 이 원장이 이 두 사안을 콕 집어 민원인을 만나 상담을 한 것이다. 해당 사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벨기에펀드와 관련해서는 펀드를 판매한 한국투자증권·KB국민은행·우리은행 현장검사 결과에 따라 배상기준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백내장 실손은 관련 판례를 들여다 볼 방침이다.

5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민원센터에서 이찬진 원장이 민원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정후 기자 kjh2715c@

5일 이찬진 원장은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서 민원인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가졌다. 금융감독의 최우선 가치인 금융소비자보호를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벨기에펀드, 검사결과 따라 배상기준 재조정"

이 원장이 첫번째로 맞이한 민원인 A씨는 한국투자증권 벨기에펀드 가입자였다. A씨는 한투증권에서 벨기에펀드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 모임 중 한 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투자설명서에 중요사항이 미기재돼 있는 등 판매사의 설명의무 위반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벨기에펀드는 벨기에 정부기관이 장기 임차 중인 현지 오피스 건물의 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 2019년 한국투자리얼에셋이 설정했다. 당시 약 900억원을 모집했으며 △한투증권 589억원어치 △KB국민은행 200억원어치 △우리은행 120억원어치를 팔았다.

문제는 벨기에펀드가 지난해 말 전액 손실을 냈다는 점이다. 유럽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투자 자산인 벨기에 정부기관 임차 건물 가격이 급락하자, 선순위 대주로부터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강제 처분 결과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15일 3사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녹취된 판매과정 외에도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한투증권과 KB국민은행은 (피해자들에게) 배상 조정 비율을 제시했지만 우리은행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투증권은 판매액의 20~40% 수준, KB국민은행은 40~80% 수준 자율배상을 제시했지만 우리은행은 배상수준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보호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품 판매시 설명의무 미흡 등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상품설계와 판매단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현장검사 결과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위반 사실 등이 확인되는 경우, 처리된 분쟁민원을 포함한 모든 분쟁민원의 배상기준을 재조정하도록 판매사를 지도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백내장 실손 판례 살펴볼 것"

또다른 민원인 B씨는 백내장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금감원을 찾았다. B씨는 과거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 보험회사가 실손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2022년 대법원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한 백내장 환자에 대해 입원치료가 아닌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인정한 바 있다. 수술 준비부터 수술 종료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었을 뿐, 피보험자에게 수술 후 의사의 관찰이나 관리가 필요한 부작용 등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다. 결국 해당 환자는 통원의료비(20만~30만원) 한도에서 보상을 받았다.

대법원은 올해 1월23일에도 백내장 치료에 대해 입원 치료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입원 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구체적인 관찰·처치, 수술 부작용 및 치료사실 등이 미기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수술 과정이 간단하고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입원할 필요는 없다' 등 수술 광고 문구를 볼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입원 필요성이 낮다고 봤다.

이같은 판결이 이어지자 B씨와 같은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원장은 "의사의 진단 하에 수술을 받았는데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민원인의 주장을 경청하고 법원 판례 등 관련 내용을 충분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임원 상담 내년까지 지속

금감원은 이날 진행된 금감원장의 민원상담을 시작으로 '금감원 경영진 민원상담 데이'가 내년 1월14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1회 민원센터에서 임원 11명이 순차적으로 현장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원들은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의 금융상품 및 금융회사 등과 관련된 불만·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방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항 등 현장에서 즉시 해소하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민원 접수를 안내한다.

금감원은 이번 상담 등을 바탕으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모든 업무에 진정성 있게 반영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보호 문화가 조직 전반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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