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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에스엘 장손 이성엽 단박에 1대주주 등극시킨 SL테크의 실체

  • 2026.06.23(화) 07:10

[중견기업 진단] 에스엘②
이성엽 53% 등 지분 91% 3세 소유 車부품사
내부매출 80%↑ 성장 비결…연평균 순익 105억 
2007년 에스엘에 흡수…몸값 1560억 vs 1250억
통합하자 이성엽 에스엘 지분 10%→29% 껑충  

25.31%→14.68%. 398만964주→681만7884주.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엘(SL) 2대 사주(社主)의 2003년 말 이후 현재까지 모태기업 지분율과 주식수 추이다. 지분은 감소했지만, 주식은 2017년 10일 모교 대학에 11억원어치 5만주를 출연했을 때 말고는 줄어든 적이 없다. 그런데도 3세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매듭지었고, 4대 세습 기반까지 깔아 놨다.  

비결은 딴 게 아니다. 3·4세 중심의 가족사를 만들어 적잖은 내부거래를 뒷배 삼아 키운 뒤, 손쉽게 재산 증식은 물론 모회사로 갈아타는 디딤돌로 이용했다. 에스엘 이(李)씨 집안의 대물림용 비상장 ‘3종 세트’ 중 첫 번째가 ‘에스엘테크(SL TECH)’다. 

이성엽 에스엘그룹 부회장

국내외 관계사가 먹여 살리는 구조

2007년 10월 모태 주력사이자 지주사격인 에스엘㈜과 에스엘테크의 합병이 그 시작이다. 즉, 고(故) 이해준 창업주(1920~2003)의 장손이자 3대 후계자를 단박에 ㈜에스엘의 최대주주로 올려놓는 지렛대로 활용했던 게 에스엘테크다.  

당시 에스엘㈜의 대주주 지분은 51.22%다. 2대 오너 이충곤(82) 현 총괄회장이 1대주주로서 보유하던 지분이 25.31%다. 이외 부인 유정숙(78)씨와 세 자녀 소유의 16.17%, 에스엘테크 9.27%, 에스엘서봉재단(현 에스엘이충곤재단) 0.47%다.   

이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이자 후계자인 이성엽(56) 현 부회장은 9.57%에 머물렀다. 앞서 2006년 4월 각자대표로서 경영 일선에 등장했지만, 그때만 해도 지배기반은 미흡했다. 이외 차남 이승훈(53) 전 에스엘미러텍 대표 4.93%, 장녀 이지원(54)씨 0.43%다. 

반면 이 부회장은 에스엘테크 지분 52.75%를 소유한 단일 1대주주였다. 남동생 32.25%, 여동생도 6.0%를 보유했다. 3남매 주식이 91%에 달했다. 나머지는 이 회장 7.5%, 에스엘라이팅 1.5%다. 아울러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두고, 이 회장 내외와 이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하던 곳이다.   

허투루볼 회사가 아니다. 합병 당시 주당평가액이 에스엘㈜ 9950원(액면가 500원)에 에스엘테크는 41만5848원(액면가 1만원)이나 됐다. 즉, 에스엘테크는 자본금 30억원(발행주식 30만주)에 기업가치가 1248억원으로 에스엘㈜(1565억원)의 80%에 육박했다. 

에스엘㈜를 비롯한 국내외 관계사들이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노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그럴 만 했다. 이를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성을 명분으로 에스엘㈜과 합친 것이다. 

에스엘(주), 에스엘테크 합병 후 최대주주 변동

내부거래 이용 장손 승계 지렛대

에스엘테크는 1995년 12월 설립된 세양엔지니어링으로 출발한 자동차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 제조 및 금형 제작 업체다. 즉, 에스엘테크는 자동차 전조등, 조향장치, 샤시 부품 등을 주로 생산하던 ㈜에스엘을 비롯해 계열사, 해외 제조법인으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만 봐도, 1999년 이후 내부매출 비중이 줄곧 80%가 넘었다. 2006년에는 전체 매출(별도) 780억원 중 85.2%(665억원)가 에스엘㈜(151억원)와 14개 관계사로 부터 나왔다. 특히 8년간 순이익이 10.9%~25.2%의 이익률로 한 해 평균 105억원에 달했다.

수혜가 거의 전적으로 사실상의 주인 이 회장의 3남매에게 돌아갔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우선 에스엘테크는 2000년 이후 매년 30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특히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경우, 주주 등재 사실이 확인되는 2003년 이후로만 보더라도 총 63억원의 배당수입을 챙겼다.  

이뿐만 아니다. 에스엘라이팅이 에스엘테크 지분 1.5%의 가지고 있던 것은 이 회장의 맏딸이 당초 지분 7.5% 중 1.5%를 매각한 데서 비롯됐다. 이를 통해 장녀는 주당 30만원에 14억원을 손에 쥐기도 했다.  

백미는 모태사 에스엘㈜로의 갈아타기다. 양사가 합병하자 이 부회장은 에스엘㈜ 지분이 28.72%로 수직상승했다. 단일 1대주주로 올라섰다. 에스엘㈜의 80%에 해당하는 기업가치만큼 에스엘테크 주주에게 신주(1주당 41.8주)가 주어졌던 터라 19.15%p나 치솟은 것이다. 

아울러 차남은 17.06%, 장녀는 2.9%로 높아졌다. 합병 전 14.94%에 머물던 3남매의 에스엘㈜ 지분이 48.68%로 3배 넘게 폭증한 셈이다. 반면 이 회장은 17.41%로 축소되며 2대주주로 내려왔다. 

오너 지배구조 측면에서 볼 때, 에스엘테크는 결과적으로 차고 넘치는 내부 일감을 뒷배삼아 이 부회장을 위시해 오너 3세의 재산 증식과 지분 승계용으로 이용하려고 준비해 둔 카드였다. (▶ [거버넌스워치] 에스엘 ③편으로 계속) 

에스엘테크 합병 전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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