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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해운]④차입금 ‘덫’ 허우적대는 SK해운

  • 2013.10.31(목) 16:11

순차입금 4.2조…금융비용 작년이후 1830억 달해
부채비율 1600% 수직 상승…51% 자본잠식 빠져

해운업계가 위태롭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만큼 오로지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업황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해운업체들은 고사(枯死) 직전이다. 계속되는 자금난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자금난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위기에 빠진 해운업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본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3년째 적자..벼랑 끝 몰렸다 
②유동성 전쟁 벌어진 한진해운
③현대상선, 이 많은 빚을 어찌 갚을꼬
④차입금 ‘덫’ 허우적대는 SK해운

⑤언제 회복되나..2014년 하반기?

 

SK그룹 해운사 SK해운이 마음 졸이던 회사채 발행을 사실상 매듭지었다. 총 600억원 중 370억원은 기관투자가들이 받아간다. 당초 민평금리 일시 변동으로 희망금리보다 많은 웃돈(0.08~0.16%)을 준 것처럼 비춰졌지만, 금리(1년물 4.11%·2년물 4.39%·5년물 5.68%)도 실제 희망금리 수준에서 정해졌다.

 

지난 6월 500억원 발행때 회사채를 찾는 기관들이 없어 결국 발행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전량 가져간 것에 비춰보면 나름 선방했다는게 SK해운의 평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같은 평가는 시장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 데서 비롯된 것에 다름 아니다. 해운·건설·조선 등 ‘3대 위험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량 소화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무위험이 쌓이고 있는 SK해운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 SK 자회사 중 유일한 자본잠식

SK해운은 올 6월말 현재 자본잠식비율이 50.8%(연결기준)에 달한다. 현 자본금(6250억원)을 절반 넘게 까먹고 있다는 의미다.

 

자본잠식에 들어간 2010년(32.1%) 유상증자를 통해 3170억원의 자본이 확충됐지만, 자본잠식비율이 낮아지기는 커녕 지난해 말 50.5% 보다 되레 높아졌다. 지주회사 SK의 9개 자회사 중 자본잠식 상태인 곳은 SK해운이 유일하다.

SK해운이 부실해진 것은 우선 장기간 해운업황이 침체되면서 벌이가 안좋기 때문이다. 해상운송사업이 전체 매출(2012년 2조5150억원)의 65.4%를 차지하는 SK해운은 영국(SK Shipping Europe Plc.)과 싱가포르(SK Shipping (S’PORE) Pte Ltd.) 현지법인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자 2009~2010년 통틀어 337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흑자로 전환됐지만 갈수록 흑자폭이 줄며 올 상반기에는 다시 4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부터 적자로 전환해 현재까지 1118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게다가 2008년 이후로 해외법인들에 대한 직·간접적 재무부담까지 더욱 늘어나는 실정이다. SK해운이 2009년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해외법인에 쏟아부은 돈만 해도 4차례에 걸쳐 413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해외법인의 자체신용도가 떨어지는 탓에 해외법인의 운영자금과 선박금융 차입금에 대해 6780억원(2012년말)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SK해운 자기자본의 127%나 되는 규모다. 

◇ 올해 6월 신용등급 하락 수모

SK해운의 경영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차입금이다. SK해운은 대규모 선박투자와 해외법인 유상증자 부담 확대 등으로 인해 2008년 이후 차입금이 대폭 늘어났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이 2008년말까지만 해도 1조7470억원이었으나 올 6월말 4조2320억원으로 불어났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금융비용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008년 617억원 수준이던 금융비용(매출채권매각손실 포함)은 지난해 106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772억원이나 됐다.


재무건전성이 좋을 리 없다. 2008년말 58.5%에 머물렀던 차입금의존도는 2010년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올 6월말 86.9%로 높아졌다. 특히 부채비율이 368%에서 1608%로 수직상승할 정도로 전반적인 재무구조는 취약해진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말 SK해운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차입금의 짐을 덜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운업의 신용위험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향후 차환 또는 만기연장 조차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K해운이 현재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자회사 SK B&T 기업공개(IPO) 등 유동성 확보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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