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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베트남서 삼성·LG 공장 들를까?

  • 2019.02.18(월) 17:08

베트남 경제모델 직접 확인
박닌성·하이퐁 등 방문 예상
삼성·LG "아는 바 없다" 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사를 하고 있다. 2018.9.18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27~28일)을 앞두고 삼성과 LG의 베트남 공장을 방문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오는 25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 도착해 베트남 관리 등을 만난 뒤 하노이 인근 박닌성과 하이퐁 등 산업단지를 둘러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의전 등을 담당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은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숙소인 영빈관에서 출발해 곧바로 하노이 북부 박닌성으로 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주변을 차로 이동하며 동선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닌성은 베트남 최대 산업시설이 들어선 지역으로 삼성, 캐논,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이곳 옌퐁공단에 휴대폰 1공장을 지었고, 2013년엔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2공장을 세웠다. 두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연간 1억5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퐁에는 LG전자가 자리잡고 있다. TV, 휴대폰,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며, LG전자는 2028년까지 하이퐁에 총 15억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이 삼성과 LG 공장을 들른다면 북한이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경제 발전 노선을 취하겠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지난해 7월 평양에서 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오늘날 베트남은 믿기 힘든 번영을 이뤘고, 미국과 협력관계에 있다"며 "이것이 제가 김 위원장께 보내는 메시지"라며 베트남을 북한의 경제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과 LG는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리 정부로부터 통보를 받은 게 없다"고 밝혔고, LG전자도 "현지법인에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두 기업 입장에선 경호 문제와 별도로 김 위원장의 방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남한이 같은 민족인 북한에 대한 투자는 손 놓고 있다는 식으로 북한이 나올 경우 두 기업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때도 평양에 간 남한 기업인들은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당했다.

이 발언이 말실수가 아니라 북한 당국자들의 정서를 폭넓게 대변한 것이라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공장 방문을 일종의 청구서처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외국인 투자청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총 623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일본(565억달러), 싱가포르(463억달러), 대만(314억달러), 중국(131억달러) 등의 베트남 투자액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LG가 설사 북한에 대한 투자 의향이 있다고 하더라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려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만일 북한이 베트남식의 경제모델을 원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제재를 해제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는 조치들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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