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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1Q]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도 본체도 '시름시름'

  • 2019.05.02(목) 17:57

매출 3.2% 늘었지만 영업이익 56% 급감
현대오일뱅크 실적 부진 영향 압도적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작년 4분기 적자를 본 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절반도 넘게 고꾸라졌다.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는 현대오일뱅크는 물론 대부분 자회사의 실적이 1년 전만 못했고, 본체의 로봇사업도 변변찮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4915억원, 영업이익 1445억원, 순이익 976억원의 실적이 잠정집계 됐다고 2일 밝혔다. 작년 1분기에 비해 매출은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9%, 순이익은 58.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5.2%에서 3%포인트나 빠진 2.2%를 기록했다.

기업집단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정유사 현대오일뱅크, 건설중장비업체 현대건설기계, 발전설비업체 현대일렉트릭, 선박서비스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을 연결종속법인으로 두고 있다. 이들 자회사의 사업 성과가 실적에 직결되는 구조다. 그룹 주력인 현대중공업 등 조선계열사는 관계회사로 분류돼 순손익만 지분법으로 지주에 반영된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가 작년 4분기 적자를 본 것도, 올해 1분기 작년만 못한 것도 모두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깔려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연결 매출의 78.6%(2019년 1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영향이 압도적이다.

일단 현대중공업지주 본체부터 작년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 옛 현대로보틱스에서 이름을 바꾼 사업지주회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체적으로 로봇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3921억원, 영업이익은 2347억원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6.1%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85.5%나 됐다.

이는 본체의 실적 자체부터 자회사 배당금 규모에 좌우되는 구조여서다. 배당금을 제외하면 매출은 453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중소기업 정도 규모다. 작년 자회사 배당금도 줄었지만, 로봇 판매가 많은 자동차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투자가 위축되면서 자체적인 로봇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5조1411억원, 영업이익 1008억원을 지주사에 보탰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주면 매출은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3% 줄어든 것이다. 적자를 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유가가 하락해 매출은 줄었지만 전분기 재고평가손실이 1분기 환입되면서 흑자전환했다.

건설중장비업체 현대건설기계는 매출 7980억원, 영업이익 627억원을 내 지주사 실적에 더했다. 이 회사는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이 14.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 증가했다. 신흥시장에서의 영업환경 악화가 매출 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전력·배전기기를 생산·판매하는 현대일렉트릭은 매출 4179억원에 영업손실 320억원으로 다시 적자를 냈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0.6%로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7.7%로 악화했다. 국내 발전 및 송배전 투자가 줄거나 늦어지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등으로 매출이 더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매출 1346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은 8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이익이 많이 남는 선박용 부품 매출이나 육상 발전 매출 비중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1조3749억원에 파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오일뱅크에 대한 지분율이 종전 91.13%에서 74.13%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오일뱅크의 실적이 자회사로서 지주사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것은 유지되지만 배당금은 매각 지분율 만큼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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