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버지가 내세웠던 수송보국(輸送報國)의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기업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원태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폐막식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향후 그룹 경영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님'이라고 부르면 아버지가 계신 것 같아 옆을 쳐다보게 된다"면서 "갑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회사를 위해 그룹 회장직을 수락했지만 아직도 마음이 허전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계획은 아버지의 경영철학이었던 '수송보국' 이념을 이어가겠다는 데 변함이 없다"며 "경영 방향은 시대에 맞게 과감한 변화를 주겠지만 기본 경영 철학은 끝까지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이번 총수 지정과 관련해 드러난 가족 갈등설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아버지께선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회사를 지키라고 늘 말씀하셨다"며 "이를 바탕으로 가족간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 협의가 됐다고 말씀을 드리진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KCGI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KCGI는 대주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설령 만나는 자리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주주를 만나는 것일 뿐, KCGI는 타협의 대상은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선 "경쟁사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회사 내부적으로 지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에 대해서도 "그동안 LCC 시장을 지켜만 보고 왔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내부적인 검토 끝에 더이상 간과할 수 만은 없다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향후 전략적이고 과감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IATA 총회가 열린 2박 3일 간에 대해 짧은 소회를 밝혔다.
조 회장은 "IATA 연차총회 서울 개최는 아버지의 꿈이었다. 아버지를 이를 위해 많이 준비하셨다"면서 "그래서 저 역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전 세계 주요 항공 업계 인사들이 대한항공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됐다"며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