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1위 자동차 생산업체 제너럴 모터스(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LG화학은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각사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 GM 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50대 50 지분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합작법인은 연 3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셀 라인을 구축한다. 한 번 충전하면 380㎞를 달리는 고성능 전기차 50만대분에 납품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이 여럿 모이면 모듈, 모듈이 조립되면 팩이 되는 순으로 만들어진다.
공장 부지는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지역에 들어선다. 합작법인은 내년 중순 라인 착공에 들어가 양산된 배터리셀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한다. 공장 준공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두 회사의 협력은 10년간의 인연이 바탕이 됐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LG화학은 GM이 2009년 출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이후 쉐보레 스파크, 쉐보레 볼트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납품 과정에서 배터리 품질 및 양산 능력을 인정받아 GM의 신뢰를 얻은 것이 합작법인 설립에 이르렀다고 LG화학은 강조했다.
양사 협력은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앞으로 4년간 주력 브랜드에서 20여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잡는 등 전기차에 사업역량을 몽땅 투입하려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안정적 배터리 수급처를 외부에서 확보해야 한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 일본, 한국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으로선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해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LG화학은 내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 70GWh에서 100GWh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공격적으로 자금을 집행 중이다. LG화학은 2024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을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약 4배 높은 31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정적 납품처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덤이다. 이번 합작공장이 설립되면 LG화학은 한국, 미국, 중국,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지역에 총 8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한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다음으로 큰 미국 전기차 시장규모는 환경규제 등의 이유로 올해 52만대에서 2023년 132만대에 이르는 등 연평균 26%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는 내연자동차와 달리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해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와 석유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의 완성차 제조 기술과 LG화학의 선도적인 배터리 기술이 결합하면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GM과의 합작법인 설립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배출가스 없는 사회를 이뤄내고 친환경차 시대로의 변혁을 이끌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라며 "LG화학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 안전성과 신뢰성, 양산경험 등 기술솔루션을 고객에게 공급하여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