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벨벳'이 내실있는 사양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부품 단가는 낮추면서도, 소비자들의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품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아 '가격 절충점'을 찾았다는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최고 사양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저렴하면서도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흐름이다. 시장조사기관 GFK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갤럭시S10과 아이폰11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80%가 가장 작은 용량의 내장 메모리를 선택했다.
메모리 공간이 넉넉하면 다양한 자료들을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이점도 분명 있다. 다만 그에 따른 가격 부담은 고객에게 돌아간다. 일례로 128GB(기가바이트)와 1TB(테라바이트)의 내장 메모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가격 차이는 약 450달러(약 50만원)다.
높은 스마트폰 사양이 사용자의 실사용 환경을 개선하지도 않는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PCMag'은 지난해 4월 3GB 램과 8GB 램을 탑재한 두 개의 스마트폰으로 동일한 앱 16개를 차례대로 실행해 앱 실행속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저용량 램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LG전자는 벨벳 기획 단계부터 이같은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방식, 사용 환경 등을 고려했다. 고객이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초대용량 램과 내장 메모리 같은 불필요한 요소를 줄였다.
벨벳의 램과 내장 메모리 용량은 4세대 이동통신(4G) 모델은 각각 6GB와 128GB, 미국 내수용 모델(5G)은 각각 6GB와 128GB다. 한국 등 국제 시장에 출시되는 5G 제품은 램 용량이 8GB로 높지만, 내장 메모리는 128GB로 다른 모델과 동일하다.
추가 저장 공간을 고객이 원할 경우 외부 메모리 슬롯을 활용해 총 2TB까지 확장해 사용할 수 있다.
반면 LG전자는 고객에게 최적의 동영상 시청, 게임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에서는 원가 절감을 진행하지 않았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화면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6.8인치 POLED 20.5대 9'라는 디스플레이를 새로 개발했다.
20.5대 9 화면비의 6.8인치 POLED의 가격은 약 60~70달러(7만~8만원) 정도로, 스마트폰에 탑재된 부품 중 칩셋, 배터리 등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LG전자는 사운드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벨벳에 담았다. 벨벳의 '스테레오 스피커'는 사용자가 영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즐길 때, 좌우 음량 밸런스를 맞춰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 사운드'는 재생 중인 콘텐츠를 자동으로 분석해 최적의 오디오 음질을 맞춰 몰입감을 높여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이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 벨벳의 가격을 80만원대에 출시했다"며 "거의 모든 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는 것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