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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쌍용차 왜 다시 무너졌나

  • 2020.12.22(화) 17:20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대출 연장 못하고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
6925억 투자한 마힌드라 추가지원 포기
'신차 부재-코로나 불운-고임금' 3중고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번 달 만기를 맞은 대출을 갚지 못하고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이다. 쌍용차가 법원에 '운전대'를 넘긴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기업 마힌드라는 지금까지 6925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끝내 백기를 들었다. '티볼리'를 이을 인기 신차를 내놓지 못한 데다 올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라는 불행까지 겹쳤다. 기아차에 맞먹는 고임금 구조가 만성 적자의 원인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출 갚으면 망한다…법원 관리 선택

쌍용차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인의 회생절차는 말 그대로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되살리기 위한 제도다. 이른바 '법정관리'다. 사업을 계속할 때의 기업 가치가 청산할 때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법원의 감독 아래 채권자, 주주 등 법률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다.

지난 15일 쌍용차는 대출 원리금 601억원이 연체됐다고 공시했다. 회생절차 신청서를 낸 21일은 산업은행에 빌린 대출 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날이었다. 그간 대출 만기가 연장됐지만 최근 쌍용차의 경영난이 악화하자 금융사들은 일제히 대출 회수에 나섰다. 결국 쌍용차는 대출 2550억원의 만기를 연장하지도, 원리금을 갚지도 못한 채 '백기'를 든 것이다.

회사 측은 "금융기관과의 만기 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회생절차를 시작할 것인지는 법원이 결정한다. 법원이 심사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회생계획안 제출 등 본격적인 회생절차가 시작된다. 반면 기각되면 쌍용차는 파산 위기에 내몰린다.

이날 쌍용차는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접수했다. ARS 프로그램은 채권자와 채무자간의 사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회생절차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주는 제도다. 사적 합의에 성공하면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지난 21일 마힌드라가 인도거래소에 쌍용차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 마힌드라, 배당 한 푼 못 받고 6925억 날릴 판

쌍용차가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쌍용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上海汽車)가 손을 떼면서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안에 반대하는 노조가 공장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도 벌어졌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쌍용차는 1년 만에 새 주인을 찾으며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2011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것이다. 마힌드라는 지난 9년간 쌍용차에 총 6925억원을 투자했다. 2011년 인수대금 5225억원, 2013년 증자금 800억원, 2019년 증자금 500억원, 2020년 자본전환이 가능한 대출금 400억원 등이다.

하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2011년 이후 쌍용차의 영업이익은 2016년 한해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9년간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 9월말 기준 결손금은 7260억원이 넘는다. 결손금이 자본금(7492억원)을 갉아 먹으면서 자본잠식에도 빠졌다. 관련기사☞ "쌍용차, 존속능력 의문"…10년 만에 경고

불행도 겹쳤다.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터지면서 마힌드라 경영실적도 악화됐다. 지난 4월 마힌드라는 "코로나19가 부른 불행과 예기치 못한 위기를 이해해달라"며 쌍용차의 자금 수혈 요구를 거절했다. 산업은행마저도 쌍용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을 거부했다. 대주주와 국책은행의 지원이 끊긴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쌍용차는 지난 9년간 배당도 한 번 하지 못했다. 결국 마힌드라는 배당도 한 푼 받지 못하고 투자금 6925억원을 날릴 처지에 놓인 셈이다.

작년 2월 쌍용차가 출시한 코란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손익분기점 '15만대' 넘길 신차가 없다

쌍용차 경영실패 원인은 먼 데서 찾을 필요가 없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계획만큼  차가 팔리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

쌍용차의 연간 내수 판매량은 2011년 3만8651대에서 2016년 10만3554대로 매년 증가했다.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2016년 쌍용차는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뒤 처음 내놓은 신차 티볼리가 대박을 터트리면서다. 티볼리는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개척하며 쌍용차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차 효과는 여기까지였다. 4년간 37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신형 '코란도'의 작년 국내 판매량은 1만7413대에 머물렀다.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올해 1~11월 판매량도 1만7637대로, 2만 대 벽을 뚫지 못했다. 그 사이 티볼리 국내 판매량은 2016년 5만6935대, 2017년 5만5280대, 2018년 4만3897대, 2019년 3만5428대, 2020년 1~11월 2만772대 등으로 쪼그라들었다. 관련기사☞ 쌍용차 9년만 최악 판매량…르노·GM 반토막

쌍용차의 차종은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스포츠 4종뿐이어서 한 차종이 실패하면 회사가 휘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도 부진했다. 수출은 2013~2014년 연간 7만~8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2만7446대로 급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1~11월)은 1만7386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10년간의 쌍용차 판매실적과 영업이익을 보면, 손익분기점은 국내외를 합쳐 연간 판매량 '15만대'로 추정된다.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흑자를 낸 2016년 연간 판매량은 15만대를 넘겼다. 14만대를 팔아도 수 백억원대 적자가 나는 구조였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26만여대지만 가동률이 60%도 채 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된 것이다. 관련기사☞ [르포]렉스턴 스포츠가 부른 '평택의 봄'

일각에선 쌍용차의 고임금 구조를 만성 적자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지난해 쌍용차 직원 5003명의 평균급여는 86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기아차 직원 임금(8600만원)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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