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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운 '화학 빅4' 코로나 덕 함박웃음

  • 2021.05.11(화) 16:26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1분기 영업익 3조 육박…전년 7배
LG·금호-영업익, 한화-순익 '사상최대'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등 국내 4대 화학업체의 영업이익 합계가 전년보다 7배 가까이 증가한 3조원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곳이 수두룩했다. 이들 화학4사는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올 1분기부터는 오히려 코로나가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증가시키며 대폭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화학4사는 올해 2분기에도 견조한 수요 덕에 더욱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 화학4사, 역대급 실적 개선

11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화학 4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총 2조8990억원으로 전년 4201억원 대비 590% 증가했다. 실적 개선을 주도한 곳은 업계 1위 LG화학이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84% 증가한 1조4081억원, 매출액도 43.4% 늘어난 9조6500억원이다.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석유화학 부문 매출액은 4조4352억원으로 전년대비 19.3% 늘었고, 영업이익도 318.7% 증가한 9838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에너지솔루션도 매출액이 전년보다 88% 늘어나며 4조254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흑자전환해 3412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전과 의료용품, 건자재 등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주요 제품의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와 지속적인 수율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23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거둔 영업이익보다 80%가량 많은 이익을 첫 분기에 거두는 괴력을 과시했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영업이익은 재작년보다 68.1% 급감한 3190억원이었다. 매출액도 1년 전보다 27.3% 늘어난 4조1683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가동 정상화와 코로나 영향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 회복, 미국 한파 영향 등으로 수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업부 가운데 올레핀이 괄목할 성과를 보였다. 매출액 1조9283억원, 영업이익 3131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0.2%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전년 -117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것이다.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82%나 급증한 1157억원을 기록했다. 가전과 게임기, TV 등 코로나 수혜 제품들의 수요 증가로 ABS(아크릴로나이트릴·부타디엔·스티렌), PC(폴리카보네이트)의 수익성이 개선된 덕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난 1분기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박철완 금호석화 전 상무가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하면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치른 바 있다. 박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금호석화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360%나 증가한 6125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1% 늘어난 1조8545억원이다. 사업 가운데 합성고무가 매출 7659억원, 영업이익 2921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이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63%, 영업이익은 341% 치솟았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2% 증가한 2546억원이었다. 매출액은 6.9% 늘어난 2조4043억원.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이 사상최대인 3852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사업의 호조와 갤러리아 광교점의 자산 유동화(부동산 매각 후 재임차) 영향이다. 사업별로 보면,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300% 증가한 2548억원으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국내외에서 건축자재, 위생용품, 포장재 등의 수요 증가로 PVC(폴리염화비닐), PO(폴리올레핀)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태양광 사업을 하는 큐셀 부문이 1분기 영업손실 149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들었고 물류비 상승과 웨이퍼, 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물류비 상승 원인으로는 최근 수에즈 운하에서 에버기븐호가 좌초한 영향도 있다고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설명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 2분기도 '든든'

화학 4사는 2분기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가 중장기적으로 잠잠해지고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점 때문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여수 제2 NCC 공장 가동과 함께 NBL(니트릴 라텍스), CNT(탄소나노튜브) 등 고부가 제품의 가동에 따른 매출 성장에 따른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따른 자동차 전지와 원통형 전지 부문의 매출 성장을 자신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을 합의금도 연내 회계적으로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지난 1분기 실적은 100%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인 배터리 분쟁 종결과 함께 받는 합의금을 회계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모두 2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주기로 했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올해 입금된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1분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공급 증가에 따른 우려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친환경, 재활용 제품 확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확보를 위한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사업기회 확대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의료진용 고무장갑에 쓰이는 NB라텍스를 비롯해 페놀 유도체 부문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놀 유도체 사업부문은 BPA(비스페놀에이)와 에폭시가 중심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바일, PC 수요가 급증하면서 BPA 같은 플라스틱 원료 수요가 견조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에도 케미칼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 사업이다. 원부자재와 물류 관련 비용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부문은 원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주요 선진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 증가와 발전소 자산 매각이 진행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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