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영향을 크게 받았던 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롯데케미칼 등 화학4사가 올 1분기부터 대폭 개선된 실적을 내놓고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예상치 평균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4개사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4사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LG화학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30%가량 늘어 9조4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무려 300% 개선된 1조원 가까이까지 늘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제품 부문은 여수공장 가동 중단과 북미 한파 등의 악재가 있었으나 계절적 성수기와 수요 증가로 인해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여수공장 가동 중단으로 판매량이 감소했고, 북미 한파로 인해 다수 석유화학제품 생산도 감소했다"면서도 "그러나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수요 증가로 제품 스프레드(석유화학제품과 원료의 가격 차이)가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전지 부문(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직전 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1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작년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납품한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5500억원 수준의 리콜 비용을 분담한 바 있다.
작년 화학 4사 중 가장 부진했던 롯데케미칼도 못지 않다. 매출액도 전년보다 22%가량 늘어나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약 440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SK증권은 "롯데케미칼은 사고가 났던 대산공장 재가동 효과가 있고, 미국 한파 영향으로 대다수의 제품가격이 다시 한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8.1%나 감소한 3533억원에 그치는 등 화학 4사 중 가장 부진했으나, 올해는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매출액은 30% 늘어난 1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200% 넘게 치솟은 42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석화의 경우 NB 라텍스, 타이어용 고무 제품 수요 증가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받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NB 라텍스는 코로나19 관련 의료진이 사용하는 고무장갑 등에도 쓰인다.
한화솔루션도 가파른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의 경우 15% 정도 증가한 2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40% 개선된 약 2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른 기업과 유사하게 북미 한파로 케미칼 부문 1분기 영업이익 대폭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태양광 부문은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