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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중고]①한국산, 왜 반덤핑 철퇴 맞았나

  • 2021.07.01(목) 14:53

"미국 시장가보다 낮다" 반덤핑 관세
원자재 가격 인상, 해운 대란 등 악재 겹쳐

국내 타이어 업계가 △반덤핑 관세 △해운 대란 △원자재 가격인상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상무부의 반덤핑세가 가장 큰 악재다. 국내 타이어 업계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출 운송과 원자재 매입 비용도 크게 늘었다. 내야 할 세금은 많아졌는데 제조, 유통 마진도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타이어를 실어 나를 컨테이너선도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추는 상황까지 맞았다. 왜 미국이 한국산 타이어를 겨냥했는지부터 알아봤다.

"미국에서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난달 23일(현지시간) ITC는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산 타이어의 덤핑 판매로 미국 타이어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이들 국가의 타이어 업체가 통상가격보다 가격을 낮춰 미국에서 판매했다고 본 것이다. 미 상무부가 이달 최종적으로 세율을 결정하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반덤핑세율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1% △금호타이어 21.7% △넥센타이어 14.2%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업계에게 미국은 유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이번 반덤핑 과세 조치로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타이어 입지가 줄어들까 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산 타이어를 겨냥한 것은 작년 5월이다. 당시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은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생산된 승용차·경트럭 타이어가 미국에 공정가 이하로 수입되고 있다며 미 상무부와 ITC에 제소했다. 덤핑은 통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USW는 이 4개국에서 제조한 타이어의 2019년 수입량이 8530만개로, 2017년보다 20%가량 늘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톰 콘웨이 USW 회장은 "승용차·경트럭 타이어 수요는 늘었지만 미국 제조사의 점유율과 이익은 떨어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ITC는 제소가 접수된 지 한 달 만에 조사에 착수했다. 덤핑판매로 미국 타이어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한 ITC는 상무부에 조사를 넘겼다. 상무부는 이들 국가에서 수입하는 타이어가 적정 가격 이하에 판매되는지 조사에 나섰다. 당시 국내 타이어 업계는 "미국 타이어 산업은 건재하게 성장 중이고 현지 타이어 제조사는 수입으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지 않다"고 맞섰다.

하지만 제소 후 1년여가 흐른 뒤인 지난 5월 상무부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자국 업계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상무부는 수출량과 판매가격 등 피해 정도를 고려해 한국산 타이어에 14.2~27.1%의 반덤핑세를 부과했다. 대만과 태국 타이어에는 각각 20~101.8%, 14.6~21.1%의 반덤핑세율이 매겨졌다. 다만 베트남에는 상계관세(수출상품에 대해 보조금을 받고 있을 경우를 판단해 부과하는 관세) 7.9%만 부과하기로 예비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의 반덤핑률 결정 이후 ITC도 지난 23일 '한국·대만·태국·베트남의 승용차·경트럭 타이어가 미국 타이어산업에 손해를 끼쳤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이달에 상무부의 반덤핑세 산정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소송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관세율은 7월 초에 확정되지만 업계는 최종 관세율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운임·천연고무가격 상승까지… 삼중고

현재 국내 타이어업계는 반덤핑 관세 외에도 해운 운임, 천연고무값이 상승하면서 반갑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운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26일 사상 최고치인 3785.4를 기록했다. 비싼 운임료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해도 수출할 배를 찾기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동량이 급증해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경우 수출할 배를 구하지 못해 공장을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배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미주항로 임시선박을 투입했지만, 선적 물량이 중소기업 위주로 배정된 데다 타이어는 주로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되는데 임시선박은 벌크선이라 운송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타이어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도 오름세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kg당 천연고무 선물가격은 237.3엔이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68.8% 오른 수치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천연고무는 타이어 제조 원가의 약 25~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원자재"라며 "최근 천연고무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 면에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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