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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엔진정비 계열사 지분 1천만불에 인수

  • 2021.08.17(화) 15:57

UTC, 아이에이티 우선주 13.87% 풋옵션 행사
엔진 테스트 업체 아이에이티 완전자회사로

대한항공이 항공기 엔진을 정비하는 계열사 아이에이티의 지분 13.87%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만든다. 지분을 파는 곳은 2010년 아이에이티에 공동 출자한 미국 항공기 엔진기업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그룹이다.

사진 = 비즈니스워치 DB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이에이티 지분 13.87%를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작년 말 기준 아이에이티 지분은 대한항공이 전체 중 86.13%인 보통주 전부를, UTC그룹의 싱가포르 자회사(United Technologies International Corporation-Asia Private)가 전체 중 13.87%인 우선주 전부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아이에이티 우선주는 내년 2월1일 자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UTC그룹은 전환에 앞서 올해 8월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대한항공에 우선주를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갖고 있었다. 동시에 이 기간에 대한항공도 우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UTC그룹이 풋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풋옵션 조건에 따라 우선주 매각 가격은 1000만달러(117억5500만원)로 책정됐다. 작년 말 기준 아이에이티 우선주 226만793주(13.87%)의 액면가는 114억원 수준이다.

아이에이티는 대형 항공기 엔진 품질보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정비된 항공기 엔진을 받아 성능 테스트를 해주고 시운전 비용을 받는 일을 한다. 2011년 인천광역시 등과 협약을 맺고 부지 매입비 등으로 1200억원을 투자했다. 항공엔진테스트시설(Engine Test Cell)은 2016년 완공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작년 매출(15억원)은 2019년보다 71% 급감했다. 올 상반기 엔진 테스트 실적(12대)도 전년동기대비 약 20% 줄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한항공에 엔진 분재 조립 공간 등을 임대하는 사업을 벌여 추가 임대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엔진 물량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TC그룹은 이번 우선주 매각으로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도 올려왔다. 아이에이티는 우선주에 한해 액면가의 7%를 배당금으로 보장해왔다. UTC그룹은 연간 8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아온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보통주를 보유한 대한항공에 지급된 배당금은 없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100억원이 넘는 주식 매입 대금을 써야 하지만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93%로 작년 말보다 34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3월 3조3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다. 

여기에 물류 사업이 선전하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기적 엔진 정비 사업 강화를 위해 이번에 잔여 지분을 인수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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