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이 코로나19 치료제 'EC-18'의 임상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2상 디자인 설계의 한계를 이유로 꼽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치료제 'EC-18'의 국내 임상2상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EC-18은 코로나19 경증 폐렴 환자가 중증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이행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면역조절물질이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엔지켐생명과학에 따르면 '의약품의 1일 1회 투약한 경증 폐렴 환자에서 14일 이내에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폐렴 또는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으로 이행되는 확률(%)'을 1차 평가지표로 한 임상2상에서 투약군 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대상자 참여가 제한됐고 증상 악화 같은 이상반응 발생 시 투약을 즉시 중단하도록 설계된 임상 디자인의 한계"라며 "다만 2차 평가지표인 회복기간과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와 관련해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유입되면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때문에 조직 손상 및 급성 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지켐생명과학에 따르면 EC-18은 사이토카인 폭풍의 원인이 되는 'IL-6'과 'IL-8'의 분비를 감소시켜 빠르게 항상성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IL-8의 경우 시험 1일차에 비해 시험 14일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p=0.0032)가 나타났다. IL-6 역시 50~64세 연령군에서 시험 1일차에 비해 시험 14일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p=0.0021)를 확인했다.
대상자 증상 호전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영국 조기경고 점수(NEWS)에서도 유의성을 확보했다. 50~64세 연령군에서 투약 전과 비교했을 때 투약 8~14일까지 EC-18 투약군의 평균 NEWS 값은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EC-18 투약 후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으로 이상반응 발생빈도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에서 통계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2상에서 2차 평가지표를 토대로 임상 설계를 변경해 후속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대상자 회복기간을 주 평가지표로 하는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 2b/3상 시험을 진행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EC-18의 해외 임상 등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