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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 사업이 핵심…"5조 투자"

  • 2021.08.31(화) 15:40

SK종합화학, 9월1일부터 사명 변경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 중심 성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3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SK지오센트릭 제공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뿐 아니라 플라스틱 재활용 위주의 친환경 사업자로 변화하기 위해 5년간 5조원을 집중투자 하기로 했다. 이번 친환경 신사업의 본격 추진은 화학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경영 일환 정도가 아니라 핵심 사업의 하나로 육성한다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오센트릭 뜻? "지구 중심 친환경"

SK지오센트릭은 3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9월1일부터 변경된 사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며 이 같은 신사업 계획도 함께 밝혔다.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의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2011년 1월1일 당시 SK에너지의 화학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이후 현재 사명을 써왔다.

새로운 사명 지오센트릭은 지구와 토양을 뜻하는 '지오(geo)'와 중심을 뜻하는 '센트릭(centric)'을 조합한 것이다. "지구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폐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구를 중심에 둔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한다는 포부도 담겼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한국 최초 석유화학 회사에서 세계 최고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기반한 도시유전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플라스틱 순환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SK지오센트릭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인류의 혁신을 가로막았던 '천동설'(geocentric theory)과 사명이 같은 점이 다소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세기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과학적 소신을 기반으로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까지 받았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지오센트릭에 천동설이란 뜻이 있음을 확인했으나, 고유명사로 쓰는 게 아니라 세계의 중심에 지구가 있다는 어원의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또한 지오센트릭은 경영학 용어로는 범세계적 경영을 칭할 때 쓰는 말이고, 지구 환경을 지킨다는 점에서 합당한 브랜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 경영진들이 3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사업 관련 질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사진=SK지오센트릭 제공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핵심으로

변경된 사명에 담은 뜻대로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나 사장은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1차 목표로 SK지오센트릭의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연 90만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친환경 소재 확대 등을 더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에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연간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톤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나 사장은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질 전망"이라며 "2025년에는 친환경 및 재활용 영역에서 기존 비즈니스를 상회하는 6000억원의 에비타(EBITDA, 상각전영업이익)를 창출해 재무적으로도 '그린 컴퍼니'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훈 SK지오센트릭 그린비즈추진그룹장도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나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 아니라 차세대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전략, 투자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생산부터 분리수거·재활용까지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에 이르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우선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며 열분해 후처리 기술은 자체 개발을 하고 있다.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용매 추출,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 도입,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 지분투자 등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에 공장을 신증설할 방침이다. 외부 사업자와의 JV 설립은 투자 재원을 절감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지자체 및 기존 중소업체와의 상생 협력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단계부터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친환경 소재 생산능력도 연 50만톤 수준에서 2025년 190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나경수 사장은 "과거 SK이노베이션이 팀 단위로 했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사업은 우리 회사보다 커졌다"며 "화학에서 오픈된 세계로 나아가 지구를 중심에 두고 비즈니스를 펼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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