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회사 SK㈜가 자회사들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사업 분야에 약 1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현재 1조2000억원 수준인 친환경 사업 매출을 4년 뒤 12조8000억원까지 10배 이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대체 에너지에 '투자 집중'
SK㈜는 지난 14일 '온실가스와 오염감축 사업투자'를 주제로 연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집행되는 투자규모는 △대체 에너지(New Energy) 9조5000억원 △클린솔루션(Clean Solution, 폐기물 처리·활용) 4조원 △이산화탄소 처리(Carbon Mgmt.) 6000억원 △지속가능식품(Sustainable Food) 3100억원 등이다.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대체 에너지는 수소·연료 전지에 4조4000억원, 재생 에너지에 3조7000억원, 에너지솔루션에 1조4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우선 SK㈜는 지난 6월 지분투자한 미국 청록수소 사업자 '모놀리스'와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청록수소·고체탄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청록수소는 열분해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없이 천연가스에서 생산하는 수소다. 고체탄소는 이 청록수소 생산과정의 부산물이다. 타이어의 주성분인 카본블랙 등으로 가공해 팔 수 있다.
SK E&S도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지난 6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아시아 수소 사업을 벌인다. 플러그파워는 SK㈜와 SK E&S가 지난 1월 1조8000억원을 투자한 곳이다. 아울러 SK㈜는 전남 신안과 울산 등에서 태양광·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7100억원 수준인 대체 에너지 분야 매출을 오는 2025년 6조5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가 대체 에너지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간담회에서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 압박이 진행되고, 태양광·풍력 발전원가는 하락세"라며 "그러나 이런 대체 에너지의 불안전성을 극복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는 수소를 중심으로 대체 에너지가 성장중이기도 하다.
"친환경사업 지분 가치 35조로"
폐기물 처리·활용 사업을 뜻하는 클린 솔루션 부문에선 총 4조원 중 2조5000억원이 국내에 집중한다. 수처리업체 인수와 국내 매립지 인·허가 확보 용도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폐기물 처리기업 인수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에도 1조원을 투자한다. 미국과 유럽 기업에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데 쓸 금액은 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SK㈜는 이 사업의 현재 매출 5000억원을 오는 2025년 3조6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처리 사업에 대한 투자금 6000억원은 관련 기술 확보에 쏟는다.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고 활용하는 기술을 뜻하는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가 대표적이다. 오는 2025년 CCU 신규 매출은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한 자회사들의 비용 절감 효과는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탄소 배출권은 물론, 탄소세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속가능식품 사업에선 발효 단백질(Fermentation) 분야에 전체 투자(3100억원)의 절반 이상인 1800억원을 오는 2025년까지 투자한다. 또 층층이 식물을 키우는 적층식 작물재배(Vertical Farming) 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한다.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육(PBM) 사업에는 500억원을 투입, 중국 공략에 나선다. 동물세포 추출·배양육(CBM) 사업에는 200억원을 투자한다. 지속가능식품 매출은 현재 153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급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SK㈜는 향후 친환경 사업 투자 지분가치가 현재 6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3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오는 2025년 그린 사업 가치가 35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종합 그린 사업 전문 투자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