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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모집이 안돼요"…코로나 치료제 개발 '난항'

  • 2021.09.24(금) 16:56

백신 접종 증가로 치명률 감소 추세
'위드코로나' 전환…치료제 확보 '화두'
비대면 확대 등으로 환자 모집 어려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잡힐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나라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는 방역을 완화하고 코로나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보건당국도 내달 말까지 전 국민의 백신 완전 접종률을 70%까지 달성하고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오히려 더 큰 팬데믹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인 환자 모집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 접종 증가로 치명률 감소

24일 기준 국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률은 72.3%, 완전 접종률은 44%다. 이 흐름대로면 내달 말 백신 완전 접종률 70%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신 접종 증가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수는 243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다수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들은 백신 접종률 70% 수준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확진자들이 급증하거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방역 완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은 치명률(사망률)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경우 지난 7월 방역을 완화한 이후 일일 평균 확진자는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망자는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 접종 이후 치명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백신 접종 이후 월별 치명률은 △2월 1.81% △3월 1.75% △4월 1.61% △5월 1.46% △6월 1.35% △7월 1.22% △8월 0.99% 등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치명률의 감소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위드 코로나' 전환 기대

이에 따라 백신 완전 접종률 70%를 넘기면 우리나라도 오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진입에 앞서 치료제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접근이 용이한 치료제가 있어야 신종플루(독감)처럼 공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코로나 치료제는 총 22개다. 이 중 국내에서 사용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클루리주'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2개 품목이다. 이들 제품은 임상3상 진행결과 등 추가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았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조건부허가 7개월 만에 최근 투약 대상자 확대 등 허가 변경과 함께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기존에는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을 가진 경증 환자에 국한됐지만 이번 허가 변경을 통해 50세 초과 고령자, 비만,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 만성 신장 질환, 만성 간질환 등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로 확대됐다. 

이미 국내에서 확보한 치료제 2개 제품이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모두 정맥에 투여하는 주사제형이다. 치료제를 투여하는 데만 1~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독감 치료제보다 훨씬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 위한 환자 참여 촉진

이에 간편하게 먹는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보건당국도 위드 코로나 대비 일환으로 경구용 치료제 구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제약사들로는 머크와 화이자, 로슈 등이 있다. 세계 각국은 사전에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이들 글로벌 제약사들과 선구매 계약을 협의 중이다.

백신에 이어 치료제 확보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에 국내에서도 신풍제약, 대웅제약, 동화약품 등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총 22곳 중 11곳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임상3상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환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으로 한 2‧3상과 중증 대상 3상, 예방 효과 확인을 위한 3상 등 3건을 진행 중이다. 경증‧중등증 대상 2‧3상은 지난해 7월부터, 나머지 2건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환자를 모집 중이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지연은 개발 비용과 시간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으로 비대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임상 진행을 위한 병원 방문 등을 꺼려서다. 여기에 외출이 줄어들면서 임상 참여자 모집 홍보도 원활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환자 모집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임상시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도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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