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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③'답답한' 화장품업계, 돌파구는?

  • 2021.09.22(수) 11:00

코로나19 후폭풍…오프라인 등 매출 급감
온라인 채널 강화·중국 왕홍 잡기 안간힘
진입장벽 낮아져…제품·서비스 차별화 관건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가 흔들어놓은 유통 시장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추석 이후 '위드 코로나'를 예고하면서다. 팬더믹은 사람들의 일상 소비 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외식을 줄였고 집밥을 먹었다. 나갈 필요가 없으니 옷과 화장품에는 지갑을 닫았다. 반면 한쪽에서는 명품 구매가 폭발했다.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 했다. 이런 흐름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까, 아니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국내 유통 업계의 변화를 미리 짚어본다. [편집자]

지난해 화장품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었다. 마스크 의무 착용으로 메이크업 수요가 현저히 감소했다. 하늘 길이 막히면서 면세점 매출도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화장품 시장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해외여행이 바로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마스크 의무 착용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온라인' 채널 확보가 화장품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왕홍(인플루언서)를 통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온라인 채널의 성장으로 기존 대형 화장품 업체 위주의 시장이 중소 브랜드 시장으로 파편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살 길 모색

화장품 업계는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14조8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1.4% 감소했다. 여전히 코로나19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셈이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의 타격이 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업종 폐점률은 28.8%로 주요 도·소매업종 중 가장 높았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4712억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이 9조852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파른 성장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미 온라인의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계속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계에서도 디지털 채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입점하거나 이커머스 채널을 공략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은 최근 배달앱 '요기요'와 협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뷰티 유튜버를 육성하는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중국'도 온라인이 대세

중국 역시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라이브커머스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왕홍의 라이브커머스를 보고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중국에서 왕홍을 활용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524억위안(약 43조원)에 이른다. 중국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Z세대'를 중심으로 왕홍과 소통하며 새로운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왕홍을 중심으로 한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내 화장품업계의 '큰 손'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K-뷰티'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후폭풍으로 국내 화장품업계는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이 줄면서 면세점 판매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왕홍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함께 잘 살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국내 화장품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며 최근 한국 연예인과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창구를 통한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은 국내 시장 회복보다는 여행 재개 및 이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매출 활성화, 더불어 중국 현지 매출 성장에 익스포저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업체가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레드오션 화장품 시장…'차별화'가 관건

현재 화장품 시장은 포화상태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화장품은 주문자위탁생산(OEM)이나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을 활용하면 공장이나 연구원,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 4월 누구든지 쉽게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래닛147' 서비스를 시작했다. 화장품 사업에 도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춘 서비스다.

또 온라인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SNS)을 활용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개인 사업자도 늘고 있다. 여기에 패션 업체들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만9750곳의 업체가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로 등록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화장품 판매 채널이 많아지면서 화장품 시장이 대형 화장품 업체 중심에서 중소 브랜드 시장으로 다양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신규 업체나 개인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반등을 꾀했던 대형 브랜드 입장에선 악재다. 시장의 파이가 나눠져 매출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결국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를 꾀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친환경, 클린뷰티 등 '가치소비'를 내세우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를 함께 경험한 소비자들이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환경친화적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증가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개인의 화장품 판매나 이종업계의 진출이 늘고 있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사만의 차별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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