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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가 만들면 다를까…'펫시장'에 속속 도전장

  • 2022.03.04(금) 07:00

코스맥스·아모레 '반려동물' 전용 제품 출시
비건 제품, 기능성 사료 등 '차별화' 방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뷰티업계가 반려동물 시장(펫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중국 시장 침체 등으로 기존 화장품 쪽이 고전하면서다. 이들은 기존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면서 성장성이 높은 펫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단 구상이다. 특히 화장품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 비건 펫 제품이나 기능성 사료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코스맥스도, 아모레퍼시픽도 발 담궈

4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최근 펫 케어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반려동물 전용 샴푸와 컨디셔너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치약, 바디팩, 바디 미스트, 귀 세정제 등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엔 반려동물 영양제와 기능성 간식·사료 등 펫 푸드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펫 케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3년 전부터 공을 들였다"면서 "뷰티 제품부터 푸드, 기능성 사료 등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 펫 케어 제품으로 차별화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 펫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푸푸몬스터'를 론칭, 비건 펫 샴푸 2종을 선보였다. 푸푸몬스터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이 사내 스타트업 조직을 꾸려 만든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푸푸몬스터 샴푸는 사람보다 표피가 얇은 반려동물의 피부를 위해 pH6.5(±1) 중성 포뮬러로 만들었다. 유향 제품의 경우 예민한 반려동물의 후각을 고려해 사내 수의사의 자문을 받거나 식품 사용 가능 향료를 사용해 만든 게 특징이다.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 역시 펫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 있다. 지난해 반려동물용품 판매 자회사 '베이펫'을 세웠다. 이어 펫 사료·간식 제조 기업 오션도 인수했다.

오션은 동결건조 천연 간식과 즉석조리식품(HMR) 등 반려동물 간식을 제조, 유통하는 기업이다. 토니모리 측은 "화장품과 펫푸드의 주요 구매 결정권자가 20~40대 여성"이라며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같은 고객층을 보유한 만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크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신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 뷰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서다. 뷰티업계는 낮아진 진입장벽으로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다. 또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색조 화장품 매출이 급감했다.

중국 시장에서 'K-뷰티'의 입지가 줄어든 점은 더 큰 문제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후폭풍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에 따라 중국 내에선 자국 화장품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펫사업은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2020년 27.7%로 늘었다. 이에 따라 '펫코노미'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원에서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화장품 사업과 펫사업은 연관성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기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애완동물 전용으로 확대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 진출이 쉽다. 특히 화장품 사업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용하면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건 인증 제품이나 유기농 성분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펫사업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 기업들은 물론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펫푸드 시장의 경우 CJ제일제당, GS리테일, 하림 등 유통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동국제약, 유한양행, 종근당바이오, 일동제약, JW생활건강 등 제약사들도 펫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에게도 사람이 사용하는 수준의 좋은 품질을 갖춘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제품을 차별화한 제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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