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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돼?"…유니클로, 오락가락 '새벽배송'에 담긴 고민

  • 2025.04.22(화) 09:00

'감탄! 빛배송' 거듭 중단…"내부 사정"
새벽배송 단가 부담 분석도
매장 확대…올 상반기 7곳 개점

/그래픽=비즈워치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새벽배송 서비스 '감탄! 빛배송'(이하 빛배송)을 또다시 잠정 중단했다. 업계는 수익성 저하와 오프라인 채널 강화 기조에 따른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중단 이유는 비공개

업계 등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21일부로 감탄! 빛배송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기존엔 빛배송과 일반 배송 중 선택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배송 옵션이 사라진 상태다. 빛배송은 유니클로가 지난 2022년 9월 도입한 새벽배송 서비스다. 고객이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에서 자정부터 오후 5시 이전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상품을 배송해준다. 서울, 경기, 인천, 충청(천안, 아산) 일부 지역에서 운영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내부 운영상의 이유로 이달 21일부터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으며,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기 어렵다"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개선된 서비스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감탄!빛배송 중단 /사진=유니클로 앱 캡처

빛배송 서비스는 도입 이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2023년 2월 일시 중단했다가 같은 해 6월 말 재개됐다. 그러다 이듬해인 지난해 1월 다시 중단됐다. 유니클로 측은 이번 중단 시점을 지난 21일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이전부터 빛배송 사용이 불가능했다는 후기가 여럿이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 모씨(33)는 "최근 감탄 빛배송 선택이 안 되고 있는데, 서비스가 왜 중단되는지와 언제 재개되는지를 명확히 공지하지 않아, 결국 새벽배송이 되는 다른 패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처음 생겼을 때부터 이용했지만, 2년 가까이 반복되는 서비스 중단과 재개로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속 중단

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빛배송 중단 이유로 수익성 저하를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익일배송 서비스는 물류센터로 상품을 수집한 후 외부 물류 대행사인 택배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새벽배송은 일반 배송보다 인건비와 물류비가 높다. 게다가 의류는 식품이나 생필품에 비해 긴급 배송 수요가 많지 않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익일배송을 자체 매장 배송이 아닌 물류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택배사에 의존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이용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크다"며 "물류비가 들더라도 이용량이 많다면 서비스를 유지할텐데, 비용 대비 수요가 적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실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결국 빛배송 중단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에프알엘코리아의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은 전년보다 15% 늘어난 1조602억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1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4.0%로, 전년(15.3%)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또 물류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롯데택배 운영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에 대한 매출은 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

유니클로의 이같은 조치는 오프라인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유니클로의 매장 수는 2019년 190개에 달했지만,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110여 개 수준으로 줄었다. 그 대신 유니클로는 오늘도착·매장픽업 서비스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했다.

그러나 최근 2년 간 매장 운영 기조가 바뀌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9개 매장을 열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총 7개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지난 11일 신세계 시흥점이 문을 열면서 현재 유니클로의 매장 수는 132개가 됐다. 오는 25일 서귀포점, 다음달 동성로점 등이 개점을 앞두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매장을 추가 오픈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여타 패션 플랫폼들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빠른 배송 서비스를 중단해 온라인 배송 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여타 패션 플랫폼들은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새벽배송·익일배송 등의 '직진배송'을, 에이블리는 주문 당일에 배송을 시작하는 '오늘출발'을 운영하고 있다. SPA 브랜드 자라의 경우 익일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국내 매장을 줄이는 동안 탑텐, 스파오, 무신사 스탠다드 등 다른 SPA 브랜드들은 매장 수를 늘려왔다"며 "오프라인 회복으로 유니클로가 지난해 매출 1조원대를 다시 넘어선 만큼 소비자 체험요소를 강화해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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