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자산이 1067억원에 불과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대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최근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 최대 1조62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자금의 절반은 에디슨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대고, 나머지 절반은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을 계획이다. 산은의 도움없이는 '새우'가 '고래'를 삼킬수 없는 셈이다.
22일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인수 및 인수후 자금조달 계획'을 보면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는 총 1조4800억~1조6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우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 지분 인수자금으로 2700억~3100억원이 투입된다. 최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법원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인수대금 3100억원과 상단선이 일치하는 것이다.
이 인수대금은 SI와 FI가 에디슨모터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FI로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강성부 펀드)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했다. SI로는 에디슨모터스의 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가 지난 6월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쎄미시스코가 함께했다.
인수 후 정상화 자금은 2가지 방식으로 조달된다. 우선 SI와 FI가 또 한 번의 에디슨모터스 유상증자를 통해 4900억~5300억원을 마련한다. 나머지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겠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SI와 FI가 총 8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이중 3100억원은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넣으면 쌍용차 채무를 거의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남는 쌍용차의 공익 채권 등 승계채무는 7000억~8000억원"이라며 "쌍용차의 자산 2조원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을 대출 받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을 국책은행인 산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작년 쌍용차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자산은 1조7686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경영난에 휩싸인 쌍용차가 금융권에서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에디슨모터스가 국책은행에 손을 벌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기준 산은은 쌍용차에 3600억원 빌려준 채권은행이기도 하다.
강 회장은 "저희는 힘없는 기업이고 산은은 국책은행"이라며 "이동걸 회장이 국감에서 쌍용차가 살아날 수 있는 사업계획과 건전한 마인드를 가진 경영진이 인수하면 국책은행뿐 아니라 정부 등 모든 곳에서 협력해 좋은 지혜를 찾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그런 진심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산은이 대출 요청을 거절할 경우 에디슨모터스는 국내외 다른 금융기관을 찾을 계획이다.
강 회장은 "산은이 저희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듣고 기술이 있다는 걸 안다면 당연히 지원해 줄 것"이라며 "더구나 신용으로 지원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기 때문에 안될 게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산은에서 안 해주면 이자가 높아지겠지만 시중은행, 일본·유럽·미국계 등 은행에서 얼마든지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선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디슨모터스가 종합적 자금 대출 심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산은의 지원 여부를 이동걸 회장에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수준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수준의 지원이 이뤄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사업성이 판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