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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IN코로나]②위탁생산 수주 잭팟에 삼바 춤 춘 '삼바'

  • 2022.02.03(목) 06:50

글로벌 기업서 코로나 백신‧치료제 CMO '러브콜'
2년 새 매출 2배‧순이익 8배↑…CRO 등 영역 확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 전까지 제약바이오 업계는 각 기업별 주력 제품과 신약 개발에 집중해왔다. 한때 제약바이오 호황기를 가져왔던 기술수출 이슈에 대한 관심도 무뎌지면서 산업계 전반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강타 후 새 국면을 맞는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일부 기업들의 사업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었다. 코로나 발생 2년을 맞아 이들의 변화와 도전을 짚어본다. [편집자]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이 있다. 괜히 이곳저곳 들쑤시면 힘만 빼고 샘물은 얻지 못 하니 한곳만 공략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소위 한 우물만 파다 코로나로 소위 '대박'을 냈다. 기존에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 제조, 생산, 판매 등 의약품 관련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영위하고 있었다. 위탁생산은 대부분 중소형 제약기업들의 영역이었고 대형 기업은 전용 자회사를 둔 곳들이 많았는데 거물급이 직접 과감하게 뛰어든 결과였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 사업에 집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처음부터 '위탁생산(CMO)' 분야로 사업을 집중했다. 다른 점은 항체의약품, 즉 '바이오' 위탁생산이라는 점이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의약품)를 시작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을 고객층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항체의약품은 생산공장 등 설비 투자에 수천억에서 조 단위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또 공장 설계‧건설‧밸리데이션* 등 사업화 준비에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된다. 여기에 제약바이오 기업이 상업용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기술 이전, 시험생산, 각국 의약품 규제기관 GMP 등 2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 

*밸리데이션: 설비‧공정‧시스템 등 공정 규격과 품질 요소 등을 검증하는 결과를 문서화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 시 집중 점검 대상인 우수제조‧품질관리(GMP)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제약시장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전문 CMO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전 세계 바이오 CMO 시장규모는 지난 2019년 기준 119억달러(14조원)로, 향후 10년간 연평균 13.4% 성장해 오는 2025년 기준 253억달러(3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치료제 CMO '러브콜'…공장 가동률 79.2% 급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 3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1공장 3만리터, 2공장 15만4000리터, 3공장 18만리터 등 총 36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3공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부족한 상태였다. 코로나 발발 전인 2019년 1~3공장의 가동률은 41.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러다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CMO 계약을 잇따라 체결, 지난해 1~3공장의 가동률이 2배 가까이 늘어난 79.2%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미국 일라이릴리와 3211억원 규모,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코로나 치료제 CMO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원료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기존에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을 맺고 있던 아스트라제네카와는 코로나 항체복합체 및 면역항암제 CMO 계약을 확대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 이후 수주가 대폭 늘면서 생산공장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현재 25만6000리터의 생산규모를 갖춘 4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 하반기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간다. 또 올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5공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차세대 백신 등 항체치료제 분야로 생산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6공장 설립을 위해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9공장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코로나 전후 매출 2배‧순이익 8배 증가…CDO 등 사업영역 확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줄줄이 맡으면서 실적에도 확연한 변화가 나타났다. 코로나 전인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016억원, 917억원, 496억원이었다. 코로나 발발 2년 만인 지난해 매출은 2배를 뛰어넘은 1조56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약 6배, 8배 늘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에서 나아가 위탁개발(CDO)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면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CDO는 자체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이 없는 중소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ㆍ공정 및 제형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최근 중소형 바이오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연 10%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미국 대표 바이오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개발 R&D 센터도 개소,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보스턴·유럽·중국 등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사업인 CMO는 평균 5∼10년의 장기계약이 주를 이룬다. 1번 체결한 계약이 장기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는 이야기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수주에 이어 사업영역 확대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항체의약품 중심으로 형성됐던 CDMO 포트폴리오를 유전자, 세포치료제로 확대 중"이라며 "올 4분기부터 4공장 일부를 가동하고 2023년 하반기에는 전체 가동에 들어가 더 큰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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