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북미·유럽 홀린 로스트아크…장기 흥행 기대

  • 2022.03.07(월) 17:37

한국형 MMORPG로 북미·유럽 시장 성과
과금보다 게임 본연 재미 집중, 흥행으로

스마일게이트의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출시 한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차트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 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서구권에서 얻어낸 성과라 의미가 있다.

모바일 일색인 국내 시장에서 PC 온라인 대작을 개발하는 등 도전에 나서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표 이미지/이미지=스마일게이트 제공

출시 한달여 지나도 상위권 지켜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지난달 11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북미·유럽·남미·호주 등 160여개국에 출시된 후 현재까지 '가장 많이 플레이 되고 있는 게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로스트아크는 출시 이틀 만에 스팀 동시 접속자 132만명을 돌파하며 '배틀그라운드'(325만명)에 이어 동시 접속자수 역대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한때 '엘든 링',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에 순위가 밀리기도 했으나 다시 '현재 가장 많이 플레이 되고 있는 게임' 1위에 복귀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짝 흥행이 아닌 장기 흥행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가 7년여의 개발 기간 동안 1000억원을 투입해 만든 PC 대작 게임이다. 지난 2018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해 2019년에 러시아, 2020년 일본에 출시됐다.

업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의 흥행 요인은 우선 방대한 세계관과 화려한 연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과도한 과금 모델로 해외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았던 국내 MMORPG와는 달리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하고 있던 '군단장 레이드 보상 더 보기'를 포기하는 등 과금 요소를 줄이고 게임성에 승부를 건 전략이 적중했다.

시장 요인이 한몫을 했다. 현재 PC 온라인 게임 시장은 모바일 등에 밀려 신작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게임 시장 태동기인 2010년대 초반 PC MMORPG 대작을 만들어내겠다는 집념으로 장기간 로스트아크 개발에 매달렸다. 결국 로스트아크 출시가 PC 온라인 게임을 그리워하던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하며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자와의 소통을 통한 끊임없는 품질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로스트아크는 국내 출시 직후 해외로 나가는 대신 완성도를 높이며 글로벌 시장 출시를 준비했다. 사실 로스트아크가 출시 직후부터 호평을 들었던 게임은 아니다. 론칭 직후 동시 접속자 수가 35만명을 기록할 만큼 기대를 모았으나 2020년 들어서는 인기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때 이용자들 사이에서 '빛강선'으로 불리는 스마일게이트의 금강선 디렉터를 포함한 로스트아크 개발진이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선해나갔다. 2020년 1월 유저 대상 첫 간담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매년 2회 이상 간담회를 열며 이용자들과 소통을 강화했다.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이를 개선했다.

이와 같은 소통은 게임 업계에 닥친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터지며 게임 이용자들이 일부 게임 회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인 것과는 달리 로스트아크에는 '게임 난민'들이 몰려들어 역주행을 이끌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금강선 디렉터의 생일을 기념해 지하철에 응원 광고를 게시하는 등 감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 본연의 재미로 승부…장기 흥행 기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인기가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은 대개 모바일 게임 등에 비해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역시 여전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흥행이 국내 게임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국내 MMORPG가 서구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고자 한 노력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겉만 번지르르하다든지 신기술만 들어가는 게임은 결국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로스트아크는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이용자들이 포인트를 많이 딴다든지 하는 식의 획득형 유형에 강하다면 북미·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들은 배경을 감상한다든지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오브제와 인터렉션하는 등의 탐험형 유저가 많다"며 "국내 이용자들도 획득형 유저에서 탐험형 유저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로스트아크의 흥행이 한국 게임의 부흥기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중앙대 경영학과 위정현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로스트아크가 해외 흥행에 성공했지만 파급력은 제약적"이라며 "PC 온라인 게임은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들고 개발진이 모바일 게임에 비해 10배 이상 필요한 만큼 다른 회사들이 PC 온라인 게임을 만들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스트아크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는 점을 증명했고 서구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처럼 새로운 도전을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히는데 기존 게임사들은 도전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향후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서비스와 '로스트아크 모바일'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아직 엔드 콘텐츠를 선보이지 않은 만큼 글로벌에 선보일 콘텐츠는 많이 남아 있다"며 "성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충분히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