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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전 배터리 전략 낸 SK '누구 아이디어 였을까'

  • 2022.08.31(수) 06:00

SK이노베이션 60년, 기업가정신 혁신성장 심포지엄 열려

30일 열린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성장 스토리 심포지엄'에서 기업가정신학회 교수진들이 종합 질의 및 토론 시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 학회장, 김상준 이화여대 교수, 표민찬 서울시립대 교수, 배종훈 서울대 교수 /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1982년부터 배터리 청사진 그렸다"

지난 30일 열린 'SK이노베이션 혁신 성장 스토리 심포지엄'에선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역사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졌다.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놀랍게도 SK는 1982년부터 배터리 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SK는 고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배터리 사업을 계획했다. 탄소배출이 동반되는 정유사업 특성상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친환경 사업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서다.

당시 유공(SK이노베이션 전신)시절 최종현 회장은 1982년 임원 간담회에서 "석유는 지하자원이고 공해문제가 뒤따르고 있어 사업에 한계가 있다"며 "빨리 방향을 바꿔 10년 후에는 정유사업이 배터리·태양광 등 다른 에너지 사업에 비해 비율이 낮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최태원 회장도 "모든 자동차가 SK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된다"며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SK는 2017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 투자한 48조원 중 80%인 38조원을 'BBC 사업(배터리·바이오·반도체)'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했다. 38조원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금이 19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교수는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SK온의 성장률이 높은 편에 속했다"며 "배터리 사업은 화학 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이미 유공시절부터 연구해왔던 화학 기술을 배터리에 접목시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SK가 소형배터리가 아닌 전기차 중심의 중대형 배터리에 주력했기 때문에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교수는 "SK는 LG나 삼성 등 국내 다른 업체들과 달리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소형배터리 고정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에 주력할 수 있었다"며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큰 이점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김상준 이화여대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 탄소배출 문제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고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최태원 회장이 제시한 딥체인지(Deep Change) 일환 사업으로 배터리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확보 보다 기술연구에 역량

이날 행사에선 SK의 배터리 투자전략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은 "현재 역량을 자원확보에 투자하기 보다 다른 쪽에 투입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직접 소재를 확보하기보다 소재 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기술 연구에 역량을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 부사장은 "배터리는 기술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빨라 기술 쪽에 투입할 역량을 다른 데 투자하는 건 무리"라며 "배터리 소재를 직접 확보하기보다 소재를 개발하고 가공할 수 있는 회사와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환 교수도 "인도네시아나 콩고 등 주요 배터리 소재 생산국은 정치적 이슈로 인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직접 확보하는 건 무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치사슬 단계 중 양극재나 음극재 생산과 같은 단계를 뛰어넘어 원자재 확보 분야를 수직계열화한다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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