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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유망 인재·기업 총출동"…제약바이오 채용 열기 '후끈'

  • 2022.10.11(화) 15:35

3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채용박람회
58개 제약바이오 기업·10개 기관 참여
1300명 이상 면접·상담…온라인도 진행

"학부 전공보다 연구 과제를 이끌었던 경험이나 태도가 중요해요. 상업화를 목표로 기업에서 연구하는 프로젝트는 대학에서 배운 것과는 또 다르니까요."

지씨셀 인사팀 관계자는 취업준비생에게 단순 스펙보다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과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연구가 잘 맞을지 물어보는 취업준비생이 많다"면서 "취업준비생이 알기 어려운 실무 정보나 인재상 등 회사 정보를 안내하고 이들과 맞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연결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2022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가 11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3년 만의 온·오프 행사…90여곳 참여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 쌀쌀한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전시장은 취업준비생으로 붐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공동 주최하는 '2022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역대 최다 기업이 등록했다. 채용박람회 참가기업 92곳 중 제약바이오 기업 58곳과 기관·특성화대학원 10곳이 오프라인으로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선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바이오신약 품목허가를 받은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의 부스가 북적였다. 기업의 임직원이 나와 구직자에게 조언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 등도 채용 부스를 돌며 구직 현황과 계획 등에 대해 질문했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이 채용 부스를 돌며 구직 현황과 계획 등에 대해 질문했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트렌드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관련 부스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기간과 비용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 신약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최근 몇 년 동안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행사에 참석한 홍승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계 등 다른 산업군의 경우 AI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미 답이 나와 있는 반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전통 제약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AI 전문성을 다방면으로 갖춘 인력이 필요해 채용이 유독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 제약 산업 종사자에 AI 기술을 가르치거나 처음부터 융합 인재를 육성하는 등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280여명 현장 면접…채용 열기 뜨거워

행사 당일 면접을 보는 현장 면접도 진행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사전 채용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한 구직자 중 서류전형 합격자 280여명이 현장 면접 대상이다. 면접 대기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은 "온라인 전용 채용관을 통해 미리 기업과 직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워졌는데 박람회에서 면접까지 볼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현장 면접 외에도 취업 희망 회사 관련 사전 질문을 제출한 구직자 1000여명이 상담 부스에서 상담을 받을 예정이다.

온라인 전용 채용관엔 77곳 제약바이오 기업이 371개의 구직공고를 내걸었다. 11일 기준 9235명이 방문, 1412명이 공고에 지원했다. 온라인 멘토링관에서는 218명의 구직자가 현직자와 면담해 직무별 정보를 얻게 된다. 협회는 이번 채용박람회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4개월간 지속해 기업과 구직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잡코리아 프리미엄존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은 오는 12월까지 가동된다.

이날 채용박람회에선 면접 메이크업, 취업 코칭 등 부대 프로그램도 구직자의 인기를 끌었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은 연평균 7.4% 성장해 오는 2026년엔 약 2400조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대표 산업으로도 꼽힌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매출 10조원은 약 13만개의 연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고용 증가율 역시 제조업 평균 증가율을 압도한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바이오텍 창업 붐이 불면서 필요한 인력도 대폭 늘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력 수급이 산업의 확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화학·바이오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품질 보증, 인허가, 연구·기획 등의 직무에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인력 유인책과 함께 장기적인 차원에서 인력 양성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 협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리면서 한층 다양하고 전문화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무엇보다도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견인할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도 "포스트 코로나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제약 산업은 치료제와 백신 공급을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필수 산업으로 부상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제약바이오 특성화대학원, 임상시험 전문 위원 구성 등 제약 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오는 12월엔 제3차 제약바이오 육성 지원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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