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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회장 의지로 시작, 44년 대기록 쓴 현대중공업

  • 2023.03.22(수) 13:22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 마력 돌파
34년째 점유율 1위…친환경도 선도

[울산=나은수 기자] HD현대의 조선계열사 현대중공업이 대형 엔진(2-Stroke) 생산 누계 2억 마력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대형 엔진 생산 누계 2억 마력을 돌파한 기업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의지에서 시작된 엔진 사업은 첫 생산 이후 44년 만에 대기록을 썼다. 

"엔진 국산화 없으면 조선업도 없다"고 뛰어든 사업이 1위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연혁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중공업은 22일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 달성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엔진 사업부는 1978년 엔진을 첫 생산 이후, 세계 최대 엔진 메이커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는 1976년 출범했다. 현대그룹이 조선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이었다. 현대중공업이 엔진사업에 시작하게 된 건 '엔진의 국산화가 없다면 조선 산업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의지가 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사업 초기 엔진을 전량 수입하는 의존도를 줄이고자 한 것이 엔진 사업부의 설립 배경"이라며 "정 명예 회장이 전면에 나서 엔진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1978년 당시 최대 규모인 대형엔진공장(연산 90만 마력)을 준공한 뒤 이듬해 대형엔진 1호 생산(9380마력)에 성공했다. 이후 대형엔진 누계 생산량은 1992년 1000만 마력, 2005년 5000만 마력, 2010년 1억 마력을 돌파했다. 이번에 달성한 2억 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약 125만대가 내는 출력과 같은 힘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형엔진 약 6700대를 생산했다"며 "2위 기업과 누계 마력이 8000만 마력 이상 차이나는데 이는 압도적인 격차"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 분야에서 34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2022년 기준)은 36%에 달한다. 새로 발주된 선박 10척 중 약 4척은 현대중공업이 만든 엔진을 탑재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 대형엔진 누적 생산량 /그래픽=비즈워치

대형엔진보다 뒤늦게 뛰어든 선박용 중형 엔진 분야에서도 1위를 유지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1990년 중형엔진 1호기를 생산한 뒤 2000년 '힘센엔진'을 독자 개발했다. 2011년부터는 해외 업체 라이선스 제품 대신 100% 힘센엔진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생산 누계 1만대를 달성했다.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40여 년간 고품질 엔진 제작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쉼 없이 기술력을 강화해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엔진도 선도할 것" 

/사진=HD현대 제공

최근엔 친환경 연료 엔진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감축 규제가 강화하면서 친환경 선박을 주문하는 선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서다. IMO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 선박의 핵심인 친환경 엔진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재 수주한 대형엔진의 60% 이상이 친환경 연료 엔진이다. 이번 2억 마력을 돌파한 엔진도 '메탄올 이중연료(Dual-Fuel)'로 한 친환경 엔진이다. 이 엔진은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Maersk)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친환경 연료 엔진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LNG·수소 혼소(混燒)엔진 실증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암모니아, 수소 연료 엔진 등 차세대 연료 엔진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유정대 현대중공업 전무는 "탈탄소와 관련된 규제가 강화되면서 2030년 메탄올 엔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탄올 연료 뿐 아니라 암모니아 및 수소 엔진 개발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고 암모니아 엔진은 내년 말 쯤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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