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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파워분석]③'핵심' R&D 비용, 회계 처리는 달랐다

  • 2023.04.04(화) 08:49

방산 4사, 연구개발비 비교해보니
한화·KAI 자산화…로템·LIG 비용 처리

연구개발비(R&D 비용)는 기업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실전 배치하는데 10~20년이 소요되는 방위 산업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무기 체계를 '만들고-팔고-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KAI) 등 국내 주요 방위산업업체(이하 방산) 4사는 지난해 매출의 3~9%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하지만 회계 처리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자산화'한 반면,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은 절반 이상을 '비용 처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출 3~9%, 미래에 투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현대로템·KAI 등 국내 주요 방산 4사 중 지난해 연구개발비 지출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이하 연결기준)는 5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소폭 상승했다. 이는 총 매출의 9%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1년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시총 1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5.5% 수준이었다. 

하지만 연구개발비 전액이 방산 부문에 투자된 것은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구개발비는 사업 부문인 △지상방산 △항공우주 △시큐리티 등을 합산한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위 사업의 경우 기밀 사항들이 포함돼 있어 방산 부문의 연구개발비를 따로 공개하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방산 4사 연구개발비. /그래픽=비즈워치.

연구개발비 규모가 두번째로 컸던 곳은 KAI였다. KAI는 지난해 2067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수치다. 작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5%로 전년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KAI는 올해부터 연구개발비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KAI는 지난 3월 중장기 전략을 통해 '향후 5년간 연구개발 분야에 1조5000억원 투자' 계획을 내놨다. 매년 연구개발비에 3000억원을 투자해야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품질 개발 비용 7100억원 △플랫폼 개발 4600억원 △미래 신기술 확보 3300억원 등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12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3.6%로 0.1%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현대로템도 방산 부문 연구개발비를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현대로템의 사업 부문은 △레일솔루션 △디펜스솔루션 △에코플랜드 등으로 나뉜다. 그간의 연구개발성과는 레일솔루션 부문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방산 4사 중 연구개발비 규모가 가장 작았던 곳은 LIG넥스원이었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연구개발비 대비 매출액 비중은 3.4%로 전년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각자 다른 회계처리

연구개발비는 회계상 '당기에 비용으로 처리'하거나 '자산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연구개발비는 지출적 성격이 강하지만 개발에 성공할 경우 향후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회계상 자산의 정의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고 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자원'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연구개발비로 1000억원을 투자하고 그중 400억원 정도가 향후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무형자산(개발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개발비는 일정한 방식에 따라 매년 상각해나가는 식이다. 남은 600억원은 당기 비용으로 처리한다.

연구개발비의 자산 계상 비율이 높아질수록 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개발비 규모가 커질수록 매년 상각해야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당기 비용 처리하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기업에서 연구개발비 지출이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는 연구개발비 99%를 당기 비용처리한다.

/그래픽=비즈워치.

업계 관계자는 "개발비가 규모가 계속 혹은 지나치게 커질 경우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만약 기대만큼 연구개발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대규모 손상차손도 반영해야 하는 것이 개발비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방산 4사 중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비중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73%(4331억원)를 자산화했다. 무형자산 항목인 개발비 규모도 지난해 6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개발비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은 합병 과정에서 704억원의 개발비가 유입돼서다.

KAI도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자산화했다. KAI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56.9%(1180억원)를 개발비로 분류했다. KAI의 전체 개발비는 6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반면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은 연구개발비 절반 이상을 비용 처리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연구개발비의 90% 이상(1038억원)을 당기 비용으로 처리했다. 당기 비용 처리 비중이 높다보니 개발비 규모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전체 개발비는 전년 대비 4.7% 감소한 463억원이었다.

LIG넥스원은 연구개발 비중의 62.7%(467억원)를 당기 비용 처리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자산 계상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실적에 따라 개발비용을 자산화 또는 비용화를 선택하지는 않았다"며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화가 가능한 부분만 자산으로 분류했다"고 말했다.[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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