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를 구매한 국내 소비자 10명 중 6명(60.5%)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모델을 택했다. 안락한 세단보다 넓은 공간감과 실용성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SUV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국민차 '쏘나타' 역시 그 부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여기에 국내 대표 세단 '그랜저'와 가성비를 앞세운 '아반떼'의 틈바구니에 끼여 쏘나타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일각에서 '쏘나타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이유다.
쏘나타는 그간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까. 외모를 확 바꿔 돌아온 '쏘나타 디 엣지'를 지난 11일 시승했다. 시승 구간은 스타필드 하남을 출발해 가평을 찍고 돌아오는 약 80여 km. 출발지에서 경유지까지는 2.5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N라인 모델을, 경유지에서 도착지로 갈때는 1.6 가솔린 터보 모델을 시승했다.
외모 싹 바꿔 돌아온 쏘나타
이번 신형 쏘나타는 2019년 8세대 모델 이후 4년 만에 나온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하지만 외관만 보면 사실상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변화를 줬다.
특히 전면부가 완전히 싹 바뀌었다.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주간주행등(DRL)은 끊김없는 수평 디자인 형태로 변화했다. 코나, 그랜저 등에 적용한 현대차의 새 시그니처 디자인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에어 인테이크의 크기를 키워 묵직함을 더했다.
측면부와 후면부에도 스포티하고 젊은 감성이 물씬 느껴졌다. 국민차에서 오빠차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쏘나타의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내에도 변화를 줬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한번에 이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현대차 최초로 탑재했다. 기존 버튼식 기어를 스티어링 휠 뒤에 배치시켜 센터콘솔의 활용도를 높였다. 스티어링휠은 기존의 현대 로고 대신 4개의 점 형태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특히 실내 디자인을 두고 '한층 더 젊어진 느낌'이라고 평가한 기자 동료들이 많았다.
쏘나타의 장점으로 꼽히는 공간감은 그대로 살렸다. 키가 178cm인 기자가 운전자석에 앉았을 때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했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쏘나타의 트렁크 적재 용량은 480ℓ로 꽤나 넉넉해 패밀리카로도 적합해 보였다.
2.5는 강력함, 1.6은 안정감
경유지로 가는 동안 시승한 쏘나타 N라인(2.5 엔진)은 한마디로 역동적이었다. 최고 출력 290마력, 최대 토크 43kgf·m에서 발휘되는 강력한 힘 때문에 '내가 쏘나타를 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속 주행 시에도 세단 특유의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고 노면 소음 역시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속도로 주행 중에는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NSCC(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옵션을 사용해봤다. 앞차와의 간격을 잘 유지했고 스티어링 휠이 저절로 움직이며 제 역할을 해냈다.
N라인의 경우 제동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감속하는 동안은 부드럽게 속도가 줄었지만 차량이 정확히 멈추는 지점에서 몸이 앞으로 쏠렸다. 혹시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았나 싶어' 정체 구간에서 몇번 반복해 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N라인과 일반 모델은 서스펜션과 같은 설계 구조가 조금 다르다"며 "N라인에 더 스포티함과 역동성을 중점을 둔 영향"이라고 말했다.
쏘나타 N라인의 장점이 강력한 힘에 있다면 1.6터보 모델은 '안정감'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결코 힘이 달리는 것은 아니다. 굽이지고 가파른 산을 오를 때도 1.6터보 모델은 힘차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개인적으로는 N라인의 역동성보다 1.6 터보 모델의 안정감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쏘나타는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과정을 거치며 이전 모델 대비 차 가격이 200만~300만원가량 올랐다. 차 가격대는 트림별로 2700만원 후반대에서 3800만원대 후반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