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재계가 협력사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상생 활동에 한창이다. 명절을 앞두고 원자재 대금, 상여금 등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협력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국내 소비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기부 활동, 명절 장터 운영 등 내수 경기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확대
최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2023년 주요 기업의 추석 전 하도급 및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계획'을 조사했다. 그 결과, 주요 대기업들은 다양한 상생활동을 전개하고 경기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은 △납품 대금 조기 지급 △2·3차 협력사 대상 조기 지급 유도 △납품대금 연동제 동행기업 자율참여 등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중소 협력회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영을 돕기 위해 물품대금 1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삼성웰스토리 등 11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각 사는 당초 지급일에 비해 최대 10일 앞당겨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협력회사의 자금부담 완화를 위해 2011년부터 물품대금을 매달 4번씩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관계사들도 매월 3~8차례씩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LG는 1조20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최대 18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보다 2500억원 증가한 규모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는 지난 설 명절에도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한 바 있다. LG 계열사들은 이와 별도로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협력사 대금 1750억원가량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 225억원 △한화솔루션 22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30억원 △한화시스템 69억원 △한화오션 450억원 등을 평소보다 앞당겨 현금으로 지급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원자재 대금 등 운영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데, 예정된 자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집행하여 협력사의 자금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부 활동에 국내 여행 권장까지…
주요 기업들은 협력사 지원 이외에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국내 소비진작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해 임직원 대상 '추석 맞이 장터'를 확대 운영한다. 기존에는 설 및 추석 연휴 전 2~3주 동안만 명절 장터를 운영다. 하지만 올해 추석은 운영 기간을 총 4주로 연장했다. 임직원들이 전국의 특산품을 더욱 여유롭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수산물 수요 감소로 어려움 겪는 어민들을 돕기 위해 추석 장터에서 판매하는 수산물 품목을 기존 대비 약 3배 확대했다. 임직원들이 이번 추석 명절 장터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산물은 어패류 및 가공식품 등 약 400여 종에 달한다.
이 밖에도 국내 소비진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들의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사내 캠페인도 진행한다. 국내 전 사업장에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현수막을 게재하고, 이메일과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국내 여행 관련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LG 계열사들은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의 사업장 인근 저소득 가정 및 복지관에 식료품 등을 지원한다. LG이노텍도 사업장이 있는 마곡, 평택, 안산 지역의 소외계층과 사회복지관 등에 명절 음식과 선물 등을 전달하는 임직원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포스코는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착한 선결제' 행사를 진행한다. 포항 연일시장과 광양 중마시장을 찾아 소상공인 업체에 선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하는 소비자 운동이다. 포스코와 협력사는 선결제 후 사용권을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에쓰오일(S-OIL)은 사랑의전화 마포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에서 '사랑의 송편 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CEO(최고경영자) 및 임직원은 5000만원 상당의 송편과 추석 선물꾸러미 500세트를 만들어 저소득 가정에 선물을 직접 전달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전국 각지의 지역사회복지관, 봉사센터를 통해 기초수급세대 등 소외계층에게 명절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판교에 사업장을 둔 4개사의 임직원들은 지난 20일 '한화와 함께하는 사랑의 한가위 희망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과 여수공장은 12일 관내 행정복지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연합회, 가족플러스센터로 2000만원 상당의 물품과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늘이 더욱 깊어지는 시기인 만큼 우리 사회의 온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의 책임에도 적극적으로 임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