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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EVX, LFP 달고 430㎞ 달릴 수 있는 비결

  • 2023.10.01(일) 16:00

[테크따라잡기]
토레스EVX, BYD의 LFP 배터리 탑재
LFP 최대 단점인 주행 거리 대폭 개선

KG모빌리티가 최근 전기차 토레스 EVX를 출시했습니다. 세제 혜택 시 3000만원대부터 구매가 가능해 가성비 전기차로 떠오르고 있죠. BYD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덕분에 차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BYD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사입니다.

토레스 EVX의 주행 거리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3㎞(18인치 타이어 기준)입니다. 그간 LFP는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토레스 EVX는 LFP를 탑재하고도 어떻게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었을까요.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 BYD, 삼성SDI 등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장·단점 뚜렷한 LFP

LFP는 양극재로 리튬, 인산, 철을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합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 충전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소재입니다. 에너지를 저장하고 내보내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소재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큰 편이죠. 그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입니다. 

LFP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건 배터리 효율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LFP는 NCA, NCM 대비 에너지 밀도는 낮고 무게는 무겁습니다. 쉽게 말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짧다는 이야기입니다. 충전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LFP는 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배터리 상태가 나빠지는 열화현상도 적어 수명이 길다는 장점도 있죠. 열을 유발하는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완성차 업계는 LFP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인 만큼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배터리 가격이 저렴하면 전체 가격이 낮아집니다. 따라서 LFP를 탑재하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에 출시하는 모델Y에 LFP를 탑재해 차의 가격을 대폭 낮췄습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되는 기아의 레이EV에도 중국산 LFP가 탑재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LFP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듈화 생략한 블레이드 배터리

토레스 EVX에 탑재된 배터리 역시 BYD의 LFP 배터리입니다. BYD는 이 배터리를 '블레이드 배터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배터리 셀이 평평한 칼날 모양으로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배터리는 일박적으로 셀-모듈-팩 형태로 구성됩니다. 셀은 배터리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데요. 셀 여러개를 직·병렬 형태로 연결한 게 모듈입니다. 이 모듈을 합치면 배터리 팩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모듈화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셀을 바로 팩에 담는 CTP(Cell-to-Pack) 방식을 채택한 것이죠. 모듈화 과정을 생략하면서 배터리 내부에 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무게 역시 한층 가벼워졌고요. 

BYD는 이 공간에 더 많은 셀을 넣었습니다. 셀의 수가 늘어나니 배터리 효율 역시 높아지게 되겠죠. 토레스 EVX가 LFP를 탑재했음에도 400㎞가 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BYD의 블레이드배터리. /사진=BYD 제공.

BYD는 LFP의 배터리의 장점인 안전성도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합니다. BYD는 최근 못 관통 테스트를 공개했는데요. BYD에 따르면 이 실험은 가장 엄격한 배터리 내구성 시험이라고 합니다.

못이 관통하는 순간 화재가 발생하는 다른 배터리와 달리 블레이드배터리는 어떠한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죠. 46톤 트럭이 배터리를 밟고 지나가는 무게 압축 시험과 섭씨 300도에서 가열하는 발화 시험에서도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NCM, NCA, LFP 중 앞으로 어떤 배터리가 시장의 대세가 될진 쉽게 예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간 비주류로 취급받던 LFP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지난해 31%로 2020년 대비 20%포인트 증가했습니다.

LFP는 중국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덕분에 기술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죠. NCA, NCM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도 최근 LFP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LFP 양극재 공장, 리튬 컨버전 플랜트(CP)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말까지 LFP 양극재 시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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