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한국사업장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지난해 국내 승용차 수출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0년 출시 이후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이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 5명 중 1명이 트레일블레이저를 선택하는 성적표도 받아들었다.
최근 부분변경을 거치며 한층 더 발전된 상품성과 디자인으로 진화했다. 크기는 작지만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구현, 전륜구동과 사균구동을 오가는 구동방식과 고강성 경량 차체와 같은 SUV만의 터프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섭렵하는 주행력으로 최근 차박과 캠핑을 즐기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타고 온로드 및 오프로드를 두루 경험해 보면서 인기 이유를 몸소 느껴봤다. 시승은 서울시 용산구에서 출발해 경기도 연천과 화천을 통과하는 총 260km 거리에서 진행됐다.
전륜구동 모드로만 질주한 도심에서는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주행을 위한 각종 편의사양도 잘 작동했다. 정체 구간에서 이용한 크루즈 컨트롤은 민첩하게 반응했다. 정차와 재출발 때도 지체하지 않았다. 차선 변경 시에는 경고 시스템이 작동했다. 사각지대를 지날 때도 위험을 알리는 기능이 제때 켜졌다.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중앙 11인치 터치스크린도 운전 편의를 향상했다. 화면은 모두 운전자 쪽을 향해 시선만 살짝 돌려 내비게이션 확인이 가능했다.
마침내 거친 오프로드에 도착하자 사륜구동이 힘을 발휘했다. 사륜구동은 중앙 터치스크린 하단에 위치한 AWD 버튼만 눌러 간단히 조작할 수 있었다. 전날까지 쏟아진 비로 오프로드는 상당히 질퍽했다. 길목마다 진흙탕도 있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예상보다도 험로 주파에 능했다. 바퀴가 밀리지 않았고 진흙탕을 빠져나올 때 힘은 나쁘지 않았다. 뒤이어 진입한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는 코너 진입과 탈출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각이 좁은 코너에서도 중심을 잘 잡아냈다. 다만 노면에서의 울퉁불퉁함이 시트까지 전달된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해발 1010m에 달하는 광덕산 정상에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리터당 11.6km였다. 시승차였던 트레일블레이저 사륜구동 모델에는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이 정도의 복합연비를 선사한다.
이곳에는 2014년 건립된 조경철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일몰 직후에 도착해 천문대에서 별을 볼 수 있었다. 트레일블레이저 파노마라 선루프를 통해 실내에서 별자리를 관찰해 봤다. 동급 차종 중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된 건 트레일블레이저가 유일하다. 바깥 공기를 함께 느끼고 싶다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을 활용해도 좋을 법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사륜구동 기준)는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70mm의 크기로 출시됐다. 1.3리터 E-Turbo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 156마력을 자랑한다. 현재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2699만원~3099만원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