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모델 기준 아우디가 독일 3사(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중 가장 많은 전기차 판매를 기록했다. 주인공은 바로 '아우디 Q4 40 e-트론'.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결과 올해 3월 301대, 4월 239대를 판매해 우위를 점했다. 4월의 경우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대수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출시 이래 꾸준히 소비자 선택을 받는 이유가 뭘까. 지난달 30일 Q4 40 e-트론을 시승하며 살펴봤다.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원주를 경유해 오는 총 129km 코스에서 진행됐다. 막히는 구간과 고속 구간을 두루 경험해 Q4 40 e-트론만의 장단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Q4 40 e-트론 외관에서는 아우디 특유의 둥그스름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우디 로고가 들어간 전면부 그릴로 정체성을 강조했으며, 날렵하게 올라간 헤드램프로 강한 인상을 완성했다. 전방 오버행은 짧은 편이다. 측면을 타고 후면부로 넘어가는 차체 라인은 뒤로 갈수록 완만해져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져 있었다. 운전 편의를 높이는 1열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가 잘 볼 수 있도록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어져 있었고, 그 아래 위치한 조작 버튼들은 운전자 팔이 쉽게 닿는 위치에 배치돼 있었다. 다만 스마트폰을 두는 곳이 다소 아래에 위치해 이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자율주행·고속주행 합격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차는 자율주행과 고속주행에서 강점을 보였다. 서울을 빠져나가기 위해 올라탄 출근길 올림픽대로. 바로 피로감이 배가 됐다. 저속 주행이 이어지고 있던 터라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해 보기로 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적절히 유지해 갔다.
점차 차량이 줄어들며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에 접어들면서 자율주행 설정 속도도 높여봤다. 다른 차량 자율주행 기능과의 차이는 여기서 드러났다. 앞차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무리하게 급가속하지 않았다. 운전자가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는 것처럼 Q4 40 e-트론 자율주행도 천천히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며 본격적으로 내달려봤다. 가속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했다. 해당 차량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5초. 배터리 용량은 82kWh이며 최고 출력은 203.9마력 정도다. 고속 주행모드로 바꾸니 주행감은 더욱 경쾌해졌다.
보통 전기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감속이 시작된다. 하지만 Q4 40 e-트론은 달랐다. 수초간 달리던 속도를 유지했다. 살짝이라도 가속페달을 계속 밟고 있어야 하는 고속주행에서 피로감이 덜어지는 대목이었다. 전기차 주행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여기서만큼은 적응이 빠를 듯했다.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보니 전비는 어느새 7.3까지 올라 있었다. Q4 40 e-트론 공인 표준 전비는 복합기준 4.7km/kWh이다.
작은 회전 반경도 장점 중 하나다.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탑재한 덕인데 유턴이나 주차 시에 상당히 용이했다. 중형 SUV에서 이 정도 회전 반경을 경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해당 차량 1회 주행가능거리는 411km. 가격은 6170만원~6870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5000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