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저전력 D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PDDR5X의 두께를 줄였다. 얇아진 두께로 모바일 기기 내부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발열을 최소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 적용을 확대해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시대의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두께 9% 줄였다
6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두께 12나노급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X D램 12∙16GB(기가바이트) 패키지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D램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로, 'DDR(Double Data Rate)'은 D램 종류 중 하나다. LPDDR은 저전압 동작 특성을 특성으로 해 규격명에 LP(저전력)가 붙는다. 주로 이동성이 강조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활용된다.
이번 제품의 두께는 0.65mm로,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중 가장 얇다. 이전 세대 제품 두께(0.71mm)와 비교하면 약 9% 얇아진 수준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크기 12나노급 LPDDR D램을 4단으로 쌓고 패키지 기술, 패키지 회로 기판 및 EMC(반도체 회로 보호재) 기술 등을 최적화했다.
또 패키지 공정 중 하나인 백랩(Back-lap) 공정의 기술력을 극대화해 웨이퍼를 최대한 얇게 만들었다. 백랩은 웨이퍼 뒷면을 연마해 두께를 얇게 만드는 공정이다.
LPDDR의 두께가 얇아지면 기기 내부에 추가로 여유 공간 확보가 가능해진다. 덕분에 공기 흐름이 원활해져 기기 내부 온도 제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바일 넘어 PC·서버까지
특히 이는 온디바이스 AI 적용이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는 일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발열로 인해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온도 제어 기능이 작동한다. 기기가 지나치게 과열될 때 기기의 손상을 막고자 클럭과 전압을 강제적으로 낮춰 발열을 줄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탑재할 경우, 발열로 인해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의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0.65mm LPDDR5X D램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업체와 모바일 업체에 적기에 공급해 저전력 D램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또 향후 6단 구조 기반 24GB, 8단 구조 32GB 모듈도 가장 얇은 LPDDR D램 패키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PC, 데이터센터 등까지 확장하는 LPDDR D램의 응용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전까지 LPDDR 제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이동성이 강조되는 모바일 기기에만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PC 시장에서도 패키지 크기가 작은 저전력 D램의 수요가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 서버 시장에서도 전력과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저전력 D램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은 "고성능 온디바이스 AI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의 성능뿐만 아니라 온도 제어 개선 역량 또한 중요해졌다"며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은 저전력 D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